
작년 겨울에 공구한 알비온 도검들이 이제서야 도착했네요. 훈련용 블런트가 총 6개로 마이어 3개, 에뻬 드 귀레 1개, I.33 2개이며 한분이 마이어를 가져갔기 때문에 사진상에선 5개 뿐입니다.
일본도는 크기비교를 위해 출연한 저의 Japanese Tachi, 중간의 색깔있는 건 진검으로, 알비온 Earl 2자루, 탈호퍼 1자루입니다.
에뻬 드 귀레(오른쪽에서 3번째)는 롱소드 극초기형, 워소드라고 불리운 베기용 타격형 진검을 훈련용으로 만든 것으로, 오크셧 분류 12a, 13a 유물들을 시뮬레이션하도록 만들어진 장비이죠. 멤버들의 관심이 지대했던 물건입니다만 잡아보니 이건 정말 장난아닙니다. 묵직하고 질량이 상당해서 절대로 노마스크 스파링은 할 수가 없을 지경이죠. 맞으면 진짜 스쳐도 갈 정도입니다. 날을 세울 필요도 없이 이것만으로도 체인메일 기사는 손쉽게 때려죽일 수 있을 거 같네요. 검술 수련용이라기보다는 저기 갑주 뒤집어쓰고 서로 죽어라 패는 SCA헤비컴뱃, 라이브 스틸, 비볼구 대회 이런데 가야 할 물건임에 틀림없습니다. 리히테나워류 검법을 쓰는 데에 문제는 없지만 세밀한 조작보다는 단순한 스타일의 검술 스파링이 될 확률이 높다고밖에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제가 구입한 것은 총 2종이었는데 알비온의 신제품인 사이드소드 트레이너 <마로쪼>와 진검 롱소드 알비온 Earl 청색 손잡이였습니다.
알비온 진검 고르는 데에는 정말 인고의 세월이었습니다. 알비온 진검이 어워트 오크셧 박사의 도검 분류법을 기초로 하여 역사적 유물들을 재현하는 데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제각기 시대에 맞춰서 특성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제가 원하는 <특성이 중복되는 장비>를 찾을 수가 없었죠. 제가 원하는 건 평복 호신에 맞춰 베기와 찌르기 둘다 잘 되면서 칼날도 92cm이상 되는, 손을 왠만큼 보호해줄수 있는 복잡한 가드를 갖춘 경량 롱소드였는데, 알비온에서 출시 예고한 지 몇년이나 지난 하우프트만/마크그라프 2종류가 바로 이 제품이었습니다만 도저히 나올 것 같지가 않았죠.
그래서 심사숙고를 거듭하여 선택한 것이 바로 이 알비온 Earl입니다. 날길이 95cm의 장검이면서도 무게는 1.5kg밖에 안하죠. 처음에는 지나치게 무겁거나 묵직하지 않은가 하면서 고민을 했었지만 막상 잡아보니 엄청난 수준이더군요. 조작성은 최강이요 칼날도 날카롭고, 우리의 리히테나워보다 훨씬 가볍고 오히려 마이어와 비교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정말 이런게 바로 진검이라는 찬사 말고는 나오는 게 없더군요. 멤버 중 한명이 이미 작년에 같은 칼날을 사용하고 가드와 퍼멀만 다른 Regent를 구입한 적이 있었는데 그건 군용을 표방하고 나와서 그런지는 몰라도 꽤나 묵직한 감이 있었습니다. 그럴까봐 걱정했는데 확실히 완전 다릅니다.
코디네이터인 Entreri햏이 군용인 Viceroy에 이어 구입한 군용(...) 탈호퍼는 오히려 Earl보다 묵직합니다. 무게 자체는1.5kg로 차이가 없습니다만 탈호퍼의 분류 기호인 15a들이 그렇듯이 플레이트 아머의 틈새를 찔러버리기 위해 칼끝이 두껍고 단단해서, 결과적으로 칼끝에 무게추가 달린 셈이 되어 좀 더 쓰기 어렵습니다. 또 끝부분은 거의 송곳, 창날 수준으로 베기성능을 기대하기는 어렵겠다 싶습니다만, 15a도검 자체가 플레이트 아머를 의식하고 만들어진 갑주 격투용이라는 점은 생각해 둬야겠죠.
마이어 중 하나는 제것인데 부러진 마이어의 A/S로 온 것입니다. 이로써 수리 마이어와 함께 마이어가 2개가 된 셈이죠. 앞으로 알비온 마로쪼까지 오면 당분간은 풍부한 도구로 수련할 수 있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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