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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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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ds on Review - 알비온 롱소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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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duction
1250년경에 최초의 롱소드인 12a가 등장한 이래 롱소드는 갑옷의 발전에 많은 영향을 받아왔습니다. 미국의 알비온社는 자사의 제품 라인인 Next Generation 그룹에서 학자 어워트 오크셧 박사의 도검 분류법에 걸맞는 제품군을 출시했는데요. 그중에서 15a에 해당하는 제품들이 무려 7종이나 있습니다.

15a란 주로 14세기 후반부터 15세기 끝까지 유행한 스타일을 말하는데, 주요 특징은 플레이트 아머의 등장에 맞춰서 칼끝이 크게 좁아지고 베기성능을 희생한 검이라는 것입니다. 플레이트 아머의 틈새를 갑주 레슬링과 연계한 하프 소드 기법으로 뚫기 위한 디자인 변경이었죠. 이 추세는 당시의 한손검인 오크셧 분류 15의 특징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군사용 디자인인 15a라고 해서 민간 호신계에서 아예 쓰이지 않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15세기의 검술서에는 이 15a스타일의 롱소드를 가지고 싸우는 삽화가 많습니다. 알비온社는 이러한 검술서 속에서 나오는 디자인 중 일부를 주목하여 15세기의 대표적인 마스터들의 이름을 딴 3가지의 롱소드를 출시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오늘 리뷰할 Next generation의 The Talhoffer입니다.


(디자인 모티브가 된 삽화)


Overview


Measurements and Specifications:

전체길이(Overall length) : 117.5cm
칼날길이(Blade length) : 92.3cm
칼날폭(Blade width) : 47mm~5mm
칼날두께(Blade thickness) : 8.5mm ~ 3.5mm
무게중심(P.O.B) : 가드에서 8cm(3.14")
무게(Weight) : 1573g
손잡이 길이(Grip length) : 24.4cm

Handling Characteristics
이 제품은 제 진검인 알비온 Earl과 비교했을 때 무게 자체는 같습니다. 그리고 칼끝은 더욱 폭이 좁음에도 불구하고 끝부분에 무게가 실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두꺼운 칼끝에 바로 그 이유가 있었죠.

이 칼끝은 만져보면 사실상 두꺼운 송곳에 가까우며 도저히 베는 날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한마디로 플레이트 아머의 관절부나 바이저 같은 틈새를 강하게 파고들기 위한 용도에 매우 충실한 15a의 특징을 완벽하게 재현한 것이죠.

단, 이렇게 끝부분에 두꺼운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무게추가 붙은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내고, 그렇기 때문에 검을 멈추거나 할 때 Earl보다도 더 저항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컨트롤에서 큰 단점이 될 정도까진 아닙니다. 특성만 잘 파악하고 익숙해진다면 얼마든지 완벽한 마이크로 컨트롤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처음 잡아보는 사람들마다 다들 이 특징을 확실하게 토로했습니다. 알비온 15a롱소드 중 검술서 3종세트(Talhoffer, Ringeck, Fiore) 들의 특징이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둥그스름한 가드는 롱소드 특유의 그립법에서 매우 큰 자유도를 제공합니다. 롱소드 검술이라는 게 정말 손이 있을 수 없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그립법이 굉장히 많은데 특히 오른손을 순식간에 전환하여 칼날을 잡는 리버스 그립도 그중 하나죠. 다른 롱소드 가드는 각이 지거나 휘어져 있어 그런 것을 할 때 약간의 방해가 되는데 이건 전체적으로 둥그스름해서 그런 것들이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퍼멀도 오크셧 분류 Type "T" 계열로, 흔히 스캔트 스토퍼, 즉 향수병 뚜껑이라 불리는 계열로 오락실 조이스틱에 한없이 흡사한 조작감을 보여줍니다. 롱소드 검술서에서 손이 있을 수 없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라고 말해도 될 겁니다. 이런 퍼멀의 경우 날각을 잡는 데에 좀 불리한 감이 있긴 하지만, 어차피 롱소드 검술에서 날각을 잡는 가장 중요한 기법은 오른손의 엄지손가락을 활용하는 것이므로 그렇게 단점이 되진 않습니다. 휘둘러보니 손에서 완벽하게 맞아들어가면서 제 손이 있을 수 없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데에 큰 역할을 하더군요.


Fit and Finish
마무리가 제대로 된 칼이냐 아니냐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가드와 칼날이 얼마나 제대로 맞느냐인데요. 저가형 칼들은 설사 칼날의 품질이 뛰어나더라도 이런 마무리 부분에서 반드시 한계를 드러냅니다. 그렇기 때문에 좀 쓰다 보면 칼날과 가드가 덜그럭거리는 상황이 벌어지죠. 알비온 제품은 오차를 최소화한 주물을 통해서 이걸 완벽하게 맞추는데요. 그래서 사진에서도 보여지듯이 거의 확실한 피팅을 보여줍니다. 

가죽 코드랩핑도 뭐 괜찮습니다. 코드를 감음으로써 나무 손잡이가 결따라 쪼개지는 걸 방지하는데 그 위에 가죽을 감아서 그립감을 살려주죠. 이 가죽 감기는 끝마무리를 아주 얇게 포를 떠서 해야 하고 사용 중 마찰에 의해 들려서 뜯어지는 일이 없게 접착제로 잘 마무리해야 하는데요. 저가형 제품은 바로 여기서 차이가나죠. 포를 아주 얇게 뜨지 못해서 쉽게 들리고 뜯어집니다. 윈들래스 같은 저가 메이커들은 그래서 아예 가죽을 바느질을 해버리는데 그립감 악화의 주범이죠. 실력이 없음을 인정하는 것이죠. 

좀 생각해두셔야 할 부분 중 하나가 알비온은 그때그때 주문생산하는 업체라서 그런지, 장기보관을 위한 구리스 떡칠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탈호퍼도 그렇고 제 칼도 그렇고 수입처가 너무 시간을 끌다 보니 퍼멀과 가드의 가죽 접합부분에 녹이 슬었습니다. 나이프 계에서도 가죽 마감제는 칼날 녹의 주범으로 취급받는데 여기서도 다를 바 없었습니다. 생각보다 깊게 파고들었더군요. 이 사진을 찍었을 때에는 이미 녹제거 작업을 완료한 시점이었는데 최대한의 정성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완벽 제거는 불가했습니다. 가죽을 뜯고 부품을 분해하지 않는 선에서는 한계였습니다. 

알비온 진검은 도장구가 그냥 철제이고 스텐레스가 아니라서 그렇습니다. 그러므로 혹시 알비온 진검을 수입하시는 분들이라면 장기 보관에 대비한 구리스 떡칠을 알비온社측에 특별 요청하시는 편이 좋으리라 봅니다. 

Conclusion

총체적으로 말하자면, 다분히 제 주관적인 판단으로 말씀드리자면 역시 저와는 좀 안맞는 칼입니다. 15a링겍을 유력한 후보로 고려했는데 관두기를 잘한 것 같습니다. 일단 확실히 15a진검의 특징을 완벽하게 재현했고, 탈호퍼 검술서에 나오는 스타일을 확실하게 잡았습니다. 전체적인 조작성도 좋은 수준이고 마무리도 뛰어납니다. 

단, 15a의 특징이 너무 완벽한 나머지 베기성능에 있어서는 후달리는 특성까지 완벽하게 재현되고 말았습니다. 15a로도 평복 검술 잘만 하고 목도 왠만큼 자르는 걸로 봐서는 평복 실전에 못쓰는 물건은 절대 아닙니다만 역시 베기성능은 다른 타입에 비해 확실히 떨어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끝부분에 질량이 실리는 특성도 저에게는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구요. 

만일 추천한다면 역사적 검술서에 등장하는 스타일을 원한다, 정확히 당시에 쓰인 군사용 롱소드로써의 15a의 특성을 완벽하게 나의 것으로 하고 싶다고 하신다면 추천할 수 있겠습니다만 아무래도 베기장이라던가에서 사용하기에는 좀 많이 후달릴 것 같습니다. 물론 9월로 계획하는 베기장 출병에서 진가를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겠습니다만 지금 제가 보기에는 확실히 그런 특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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