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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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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ds on review - PBT 펜싱 사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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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duction

PBT Fencing은 헝가리에 위치한 펜싱 장비 생산 업체이며 펜싱계에서는 상당히 잘 알려진 업체입니다. HEMA쪽에서도 좋은 방어구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펜싱 사브르는 현대 스포츠 펜싱의 에뻬, 플레뢰를 비롯한 3가지 종목 중 하나입니다.

이번에 난데없이 사브르를 구입하게 된 것은 최근 들어 이루어지고 있는 ARMA 적성무기 체험 이벤트에 쓰기 위해서입니다. 스포츠 펜싱과의 대전은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어디까지나 근대 클래식 펜싱, 주세페 라델리가 창시한 결투검술과의 대전을 수행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러는 것은 똑같은 유파의 검술 시스템 안에서만 드릴&스파링을 반복하면 상당한 매너리즘에 빠져 의외의 방식에 대처도 못하고 깨질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우를 막기 위한 서프라이즈의 형태로 다양한 장비가 등장하게 되는 것이죠. 물론 장비보다도 그걸 쓸 줄 아는 검술 역량이 중요한데 다행히도 저는 근대검술에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타류 검술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그대로 활용할 것은 아니고 근대 듀얼링/김나지움 사브르의 형태로 개조될 것입니다만, 그전에 충분히 리뷰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도구입니다.

Overview



고전 군용 세이버(영국군 1796 경기병용)와의 비교.

Measurements and Specifications:
전체길이(Overall length) : 105cm
칼날길이(Blade length) : 가드에서 88cm / Y shaped "S2000" blade
칼날폭(Blade width) : 12mm ~ 4.4mm
칼날두께(Blade thickness) : 7.4mm ~ 1.5mm
무게중심(P.O.B) : 가드에서 8cm(3.34")
무게(Weight) : 334g
손잡이 길이(Grip length) : 퍼멀 포함 17cm



알스타(Allstar)제품은 빨간색이었던 것 같은데 PBT제품은 파란색이네요. 이게 지정색인지 모르겠군요. 하여간 구성은 매우 심플합니다. 제가 전자판정기 연결용의 소켓을 빼고 주문했기 때문에 패드, 가드, 블레이드, 퍼멀 정도가 끝입니다.




소모품이고 조립식이라 그런지 마무리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저도 크게 신경쓰이지는 않더군요. 손잡이는 내부는 철인지 알미늄인지 모르겠으나 금속 손잡이에 고무를 씌운 방식입니다. 보시다시피 대칭은 안맞습니다. 이런게 하나둘씩 모이다 보니 조립을 다 해보면 칼날이 오른쪽으로 치우쳐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손잡이 구멍부터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으니까요. 하지만 교체식 소모품이다 보니 다들 크게 신경 안쓰는 것 같습니다. 저도 원래 칼날이 조금만 틀어져도 노발대발하는 타입인데 이건 그냥 부동심으로 대하게 되더군요.



Y자로 접힌 S2000블레이드. 가볍고 튼튼한 것이 장점인 물건이라고 하더군요. 스포츠를 위해 만들어진 좋은 물건이죠. 비록 처음부터 좀 휘어서 오기는 했지만 애초에 쓰다가 휘어지면 밟아서 펴고 부러지면 갈아끼는 그런 물건입니다. 탄성도 상당해서 롱소드 훈련도구인 피더슈비어트가 양옆으로는 휘어도 위아래로는 절대 안휘는 반면 이건 위아래로도 휩니다. 강하게 쳐도 탄성으로 충격을 흡수하게 되는 것이죠. 다만 너무 막쓰다 보면 금방 휘어질 겁니다. 끝부분이 1.5mm두께밖에 안 될 만큼 얇고, 위아래 폭도 아주 좁습니다.

19세기 당시의 결투 세이버는 겉보기에는 펜싱 사브르와 비슷해 보여도 군용의 무지막지한 칼날을 경량화시킨 것이고 이런 Y자 단면구조를 지닌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무게는 500~600g정도 합니다. 군용의 경량 세이버도 700g넘어가죠. 하지만 이렇게 탄력있고 경량에 집중한 결과 전체중량 400g이하의 놀라운 경량화가 가능했습니다. 저도 못해도 500g은 될줄 알았는데, 저울에 재보고 경악을 금치 못하였죠.



특히 컵가드의 중량을 어떻게 줄이는가가 관건인데 그 비결은 생각보다는 간단했습니다. 컵가드 전체를 그냥 알미늄으로 찍어버렸더군요. 기본형이 알미늄이고 스뎅은 더 비싼 옵션상품입니다. 그렇다고 알미늄이 그렇게 약하지도 않더군요. 하지만 격렬한 스파링을 반복하다 보면 망가집니다. 그래서 가드도 결국 소모품이죠. 그래서 더 가볍고 튼튼한 것을 찾기 위해 티타늄 컵가드도 있는 모양입니다.

패드는 바스켓힐트나 컵가드를 가진 도검의 절대 필수용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유물들에서는 종류를 막론하고 있는 걸 볼수 있는데 이유는 다른게 아니라 찌르기를 하다가 손가락이 가드에 닿으면 아픕니다. 손가락 관절부분들이 압력을 받고 이런 이유로 잘 못 휘두르게 되고 찌르기를 주저하게 됩니다. 저도 그래서 스코티쉬 브로드소드를 역사적 스타일로 개조할 때 결국 두껍게 가죽을 댔습니다. 아픔에 도리가 없더군요. 그래서인지 현대 펜싱 장비는 물론, 고전 19세기나 그 이전에도 반드시 가드에 가죽이나 천으로 만든 패드를 댔습니다.

Handling Characteristics

조작감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원하는 대로 슉슉 움직이더군요. 특히 칼날이 가벼워서 그런지 손가락으로만 스냅을 줘도 타격대에 슉슉 내리꽃힙니다. 제가 근대검술하던 시절 알프레드 휴턴의 매뉴얼에서 시키는 대로 베기를 해봤습니다. 미군용 결투 세이버인 m1902로 연습했는데 찌르듯이 몸 위로 칼을 보내고 스냅으로 툭 치라는 것이었습니다. 도대체가 어떠한 종류의 타격도 줄 수가 없더군요. 최소한도 손목 스냅은 써야 페트병이라도 벨 수 있었습니다. 속도 자체가 안 붙더군요.

하지만 이 사브르를 써 보니 왜 그렇게 하라고 했는지 이해가 갈 정도입니다. 휴턴 매뉴얼에서 시키는 대로 베기를 해도 속도나 힘이 아주 잘 붙습니다. 확실히 어떤 검술을 하려고 한다면 그 검술에서 원하는 스펙의 도검을 써야 제대로 됩니다. 더군다나 스포츠 펜싱은 이미 시장이 크고 좋은 제품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지 오래라, 가격이 저렴하더라도 밸런스와 조작감은 당연히 기본으로 따라오는 것 같습니다. 사실 그런 점에서 안좋게 소문 퍼지면 끝장 나겠죠.

다만 사놓고 보니 그런 생각은 듭니다. 결투용은 역시 결투용일 뿐이라는 겁니다. 애초에 상처는 내도 죽이지 않는 걸 목표로 만든 결투검이기 때문에 스포츠로써는 안전하고 쓸만해도 결국 제가 가는 방향과는 맞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물론 현대에 검술은 의미가 없고 제가 실전드립을 치지 않는 이유도 어차피 우리 팀의 실전은 사라진 실전이고 존재하지 않는 옛날의 실전임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역사적 포지션이 명확한 나머지 정신 못차리고 무사 빙의해서 호국 활인검의 자부심에 벅차는 감동을 느끼는 양반들과는 같아지고 싶어도 도저히 근처에도 못갈 상황인 것이죠. 다만 우리의 즐거움은 검리라는 것을 알아가고 확인하는 학구열에 가까운 즐거움인 것이죠. 이런 점을 보면 사실 듀얼링 세이버라고 해서 처지가 다른 것은 아닙니다만 하여간 제 입장에선 듀얼링 세이버는 취향은 되기 어렵습니다. 하여간 근대 19세기 스타일로 개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개조 포인트는 가죽 패드, 가죽 마르팅게일, 가죽 손잡이감기, 블레이드에 곡률 주기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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