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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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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육군 구군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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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상당한 인기를 구가하는 리뷰어 스칼라그림의 일본군 구군도 리뷰입니다. 정품은 아니고 인도의 유니버설 소드에서 따라만든 복제품입니다.

일본군의 구군도란 통칭 <양손세이버>라 불리는 종류인데, 일본은 원래 서구식을 따라하면서 일본도를 폐지했었지만 1877년 사츠마번 무사들의 조직적 반란인 서남전쟁에서 사격술과 검술에 숙련된 사츠마군에게 특히 돌격에서 크게 밀리는 현상을 겪습니다. 진검을 제대로 본 적도 없던 평민장정들이 총이고 뭐고 내버리고 도망을 간 것이고 장교들이 검술로 상대하려고 해도 써본 적도 없는 세이버 뿐이라 크게 밀릴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급하게 구 사무라이 출신들이 포진한 경찰을 차출하여 발도대를 창설하여 맞서게 하고 장교들은 급하게 일본도를 수급해서 썼습니다. 이때의 경험에 의해 제식은 일본육군 19식 세이버를 따르지만 손잡이를 길게 늘리고 일본도 칼날을 마운트해서 이른바 <실전군도>라고 부르면서 사용했습니다. 그게 저 양손세이버죠. 일본군 장교는 유럽 장교의 전통을 따라 군복 및 개인장비 일체를 자비로 마련해야 했는데 1934년 일본도형 군도가 등장하기 전까지 평시패용의 지휘도(일반 세이버 형태)와 전시패용의 실전군도(양손세이버)를 따로 구입해야 하여 부담이 매우 컸습니다. 구군도라는 명칭은 1934년 채용된 94식 장교용군도를 비롯한 일본도형 군도를 신군도, 기존의 세이버형 군도를 구군도라는 이름으로 분류한 데서 비롯됩니다.

개인적으로 양손세이버에 대해서는 지금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수많은 한계가 있죠. 양손세이버는 손잡이가 24cm정도 되는 것조차 가뭄에 콩나듯 할 정도이며 대부분 15cm~21cm정도인데 21cm 손잡이도 찾기 힘듭니다. 유물이야 간혹 어렵지 않게 나오지만 판매하는 것은 희귀하고 더군다나 리프로덕션 제품들은 손잡이가 지나치게 짧은 편이라 글러먹었죠. 검술적으로 안정적으로 파지하게 쓸 수 없고 그냥 비상시에 양손으로 잡고 내려치라고 만든 수준에 지나지 않는 정도입니다. 보통 일본도와는 달리 쉽게 만들 수도 없습니다. 일본군 제식은 자루 등쪽에 육해군 모두 동판이 지나가기 때문에 결국 부품 크기에 맞춰서 만들 수밖에 없고 일본군 제식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미군이나 기타 군대의 세이버 부품을 사용하고 싶어도 이번에는 너클가드의 길이에서 제한이 걸립니다. 그러니 손잡이를 길게 만들고 싶어도 아예 금형부터 새로 파는 재설계가 아니면 아예 불가능한 것입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칼집입니다. 세이버 특유의 철제칼집이 최대 장애물이죠. 2차대전 패전 이전까지 군도판매점들이 잘 나가던 시절에는 철제칼집도 얼마든지 커스텀오더를 내릴 수 있었지만 이제는 철제칼집을 커스텀오더를 받아주는 곳은 웹상으로는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니 유물이나 극소수의 리프로덕션에서 딱 정해진 칼집 길이만큼의 칼날밖에는 못쓰죠. 일본 구군도는 말은 실전군도인데 가지고 다니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날길이는 60~66cm 정도밖에 안됩니다. 손잡이가 짧은 것도 그런 이유죠. 그러니 유물 중에서는 물론 복제생산품조차도 칼날이 짧고 칼집이 짧습니다. 유물은 가지고 다니기 불편해서 짧게 만들었고 복제품은 고증을 따라하느라 짧아지니 도리가 없는 것이죠.

저도 저 리뷰의 인도제 구군도를 생각 안해본건 아니었습니다만 손잡이와 칼날이 너무 짧아서 도리가 없었죠. 게다가 일본 구군도는 가드와 손잡이에 정밀한 장식이 새겨져 있는데 저건 그냥 진흙금형으로 대충 뽑아낸 수준입니다. 그래서 일찌감치 포기했죠. 지금 보니까 버튼식 잠금장치의 버튼이 실종(....)되어있는데다 칼날은 좀 치니까 흔들흔들하고 혈조는 당당하게 칼날 중간(....;;)에 파여있으며, 손잡이 가죽도 어피나 거북이 등껍질이 아닌 고증 불명의 갈색 가죽인 것 등 전체적으로 아주 볼만한 슈레기 퀼리티입니다. 사실 유니버설 소드는 유럽식 세이버는 잘 만들지만 동양 도검은 평범하게 글러먹었는데요. 저기서 파는 98식 장교용군도는 보기만 해도 토가 나올 수준이죠. 지금도 가끔 이베이를 뒤지면서 구군도 양손세이버 구경하면서 아쉬움을 달래고 있지만 저런건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는 정도입니다. 아무런 의미가 없는 돈낭비의 전형일 뿐이죠.


(진품 육군 구군도의 손잡이. 품질의 차원이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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