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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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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ds on Review - Regenyei Custom Longsword No.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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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duction
이번 팀 공구에서 멤버인 마이클햏이 구입한 블런트 롱소드 30호입니다. 레제니의 블런트 롱소드 라인업은 이렇게 풍부합니다.

롱소드 블런트는 피더슈비어트에 비해 리히테나워류 훈련에서 아주 초절대필수까지는 아니지만 검객이라면 하나정도는 마땅히 보유하고 있어야 할 장비입니다. 훈련도구인 피더슈비어트와는 다른 진검 특유의 질량감도 질량감이지만 그것에 따라 몸을 활용하는 요령도 좀 더 달라지고, 그에 맞춰 훈련하면 피더를 보다 가볍고 안전하게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진검형 블런트를 가지고 있으면 피더슈비어트의 쉴트 같은 구조적 특성으로 인한 안전장치가 없기 때문에 진검의 구조에서만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기술상의 요령을 체득할 수 있게 됩니다. 진검형 블런트로 안전하게 싸우는 사람은 피더로는 더 안전해지지만, 피더만 쓴 사람은 진검형 블런트를 들었을 때 어디 한군데가 박살나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검객이라면 필요한 물건입니다. 실제 우리 ARMA팀에서도 역사적 유럽검술계에서 제기되는 기술적 난제, 가령 크럼프하우나 즈버크하우의 문제를 풀 때에는 기본적으로 진검형 블런트만 쓰는 것이 기본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진검형 블런트로 안되면 진검으로도 안되는 것이고 안되면 그냥 틀린 것이거든요.

꼭 그렇지 않더라도 날카로운 진검에 비해 활용도도 높고 관리도 편하기 때문에 상징적인 아이콘으로 사두고자 할 때 블런트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고요. 즉 기술실증/ 개인연습/ 상징적존재 등 여러 이유로 진검형 블런트는 어쨌든 사둘 수밖에 없는 장비입니다. 마이클햏도 그런 점을 절감했다고 할 수 있고 올드멤버들도 대부분 가지고 있는 것은 그런 이유죠. 당장 급한 건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마련해두는 편이 좋습니다.

Overview
이 제품도 완전 30호 블런트 그대로는 아닙니다. 30호 블런트 원조는 특유의 양파형 퍼멀을 가지고 있는데, 이건 마이클햏의 의사에 따라 버섯머리 퍼멀로 바뀌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뭐랄까 약간 짜리몽땅한 느낌이 미묘하게 있는데, 막상 날길이를 재보면 90cm가 딱 나와서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레제니 롱소드 블런트가 뭐랄까 스탠다드 모델들은 날폭이 상당히 좁은데, 이건 날폭도 얼른 봤을 때 전혀 좁아보이지는 않습니다.

Measurements and Specifications:
전체길이(Overall length) : 116.8cm
칼날길이(Blade length) : 가드에서 90cm
칼날폭(Blade width) : 40mm ~ 19mm
칼날두께(Blade thickness) : 6.3mm ~ 2.6mm
무게중심(P.O.B) : 가드에서 8.6cm(3")
무게(Weight) : 1462g
손잡이 길이(Grip length) : 퍼멀 포함 26.5cm

Handling Characteristics
과거 제가 연습용으로 구매했던 인도어 트레이너(http://zairai.egloos.com/5833904)의 퍼멀이 하필 버섯머리 타입이었는데, 모서리 경계면이 날카롭게 되어 있어 결국 개인적으로 개선 처리를 했던 터라 버섯머리 퍼멀에 대한 선입견이 좀 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외로 경계면이 부드럽게 처리되어 있는데다가 사이즈도 생각외로 큽니다. 그래서 조작감도 무게감도 제법 좋은 편입니다. 레제니의 커스텀 퍼멀은 죄다 특성이 조금씩 있는데 양파형 퍼멀은 그냥 무난하고, 팔각형 퍼멀은 이상하게 무겁습니다. 그런데 버섯머리 퍼멀은 무게도 적당하고 디자인 포인트도 되면서 바이콘 같은 여러 기형적인 자세들도 무리없이 된다는 점에서 상당히 좋은 퍼멀인것 같습니다. 14세기 리히테나워류는 그냥 손 붙여서 후려까는게 기본이라면 15세기부터는 퍼멀을 자유롭게 활용하는 방식이 주류가 되는데 그것을 위해서는 부드럽게 미끄러지는 완만한 형태의 퍼멀은 필수적입니다. 버섯머리 퍼멀은 그런 점에서 좋습니다. 검술속에 내가있다 이것이 바로 야생 퍼멀

레제니 특유의 검은색 코드랩 손잡이입니다. 사실 가죽 나선감기, 가죽 통감기, 기타 색깔 끈감기 등 여러 옵션이 가능한데요. 연습용엔 이게 제일 좋습니다. 가죽 나선감기나 통감기는 다 좋은데 맨손으로 쓸 때 제대로 빛을 발하지 가죽장갑을 끼면 미묘하게 손 안에서 돌아가는 감각이 이상해집니다. 사람마다 느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저는 좀 민감하게 느껴지는 감이 있고요. 상세하게 말하자면 가죽장갑을 끼면 가죽끼리의 마찰력이 늘어나서 원하는 대로 손 안에서 좀 덜 돌아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색 끈감기는 또 문제가 있는데 제가 작년에 피더를 샀을 때 빨간 끈으로 감아 왔는데, 색깔을 유지하기 위해서인지 끈에 수지를 먹이지 않아 끈 사이 나무가 노출되고 끈도 약하며, 쉽게 더러워져 변색됩니다. 끈 더럽혀서 나 이만큼 수련 많이 했다고 자랑할 게 아니라면 절대 추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검은 끈 마무리는 아무래도 티가 안 나서 그런지 정체불명의 수지를 먹여서 끈도 견고하고 끈이 움직이거나 이탈하지도 않고 마모율도 아주 낮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가죽장갑을 끼고 운용했을 때 잘 돌아가면서도 이탈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고요. 다만 맨손으로 쓸 때는 물집이 좀 생길 수 있는데, 애초에 서양검은 가죽장갑 정도는 끼고 다뤄야 합니다. 저도 2013년까지는 맨손으로 연습하고 했는데 가드와 닿는 오른손 검지에 잔물집이 생기는 등의 트러블이 있고, 철제 가드에는 땀이 닿아 녹이 슬기도 하여 가죽장갑을 끼고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상대의 칼날에 생긴 칩에 의해 긁히는 문제 등 여러가지가 있어 그냥 가죽장갑을 끼고 하는 것이 제일 이상적인데, 거기에 이 검은끈 마무리가 제일 잘 맞는 것이죠.

가드 구조도 무난합니다. 저렇게 손잡이 두께와 맞춰서 구성되는 것이 가장 좋은데 사실 롱소드의 칼날각을 잡는 것은 가드로 잡기 때문입니다. 엄지와 검지 사이 펴진 곳에 가드가 들어가게 하고 감싸 쥐면 자연스럽게 날각이 잡히죠. 휠퍼멀이 날각 잡는 역할을 보조하긴 하는데 15세기부터는 휠퍼멀이 잘 쓰이지 않기 때문에 가드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저 가드를 이용해 각이 잘 잡혀야만 손가락이 제대로 보호가 되고요. 서양검을 제대로 만들었느냐를 판별할 수 있는 부분이 저 가드 부분인데 손잡이보다 지나치게 넓거나 하면 날각도 잡을 수 없고 검에 강한 충격이 올 때 가드가 엄지손가락 옆을 강하게 밀어 껍데기가 뜯어지기도 합니다. 3년 전에 폴첸 프랙티컬 바스타드를 이용하여 기술연습 할때 생긴 사태인데 물론 검에 충격이 오게 베기를 받아낸다는 것 자체가 요령을 몰라서 그랬던 것도 있지만 1주전에 뜯어지고 딱지 앉은 곳이 또 떨어지고 주변부 껍데기까지 더 뜯어지는 사태는 참 볼만 했습니다. 지금은 검리를 체득하여 그런 일 상상도 할 수 없지만 그러나 그전에 제대로 된 걸 사셔야 합니다. 그게 저렇게 손잡이 두께와 가드 두께가 일치하거나, 달라도 아주 조금만 달라야 하는 것이죠. 하여간 잘 만들어진 부분입니다. 아니 제대로 된 칼이라면 기본이죠.

핸들링에서 중요한 부분은 사실 수치적인 무게중심보다도 휘둘렀을때 어떠한가입니다. 근래 들어서 저는 세가지 기준을 마련했는데, 자세에서 자세로 전환하면서(티프로그레션), 또 크게 강하게 베면서(풀컷), 아니면 베다가 중간에 멈추면서(하프컷) 이 세가지 상황에서 칼끝이 원하는 대로 통제되는지, 통제되더라도 질량 관성이 어느 정도인지, 몸에 무리를 주는지, 딜레이는 어느 정도인지를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커스텀 30호는 대체적으로 약간의 딜레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단 칼날이 타 레제니 도검에 비해 넓어서 그런지 휘둘렀을 때 질량 관성이 칼끝에 많이 실리는 편입니다. 그래서 티프로그레션 즉 자세 변환이나 풀컷, 하프컷에서 칼끝을 원하는 곳에서 멈출 수는 있으나, 몸 전체를 이용하여 통제하는 요령이 필요한 편입니다. 특히 자세 변환이나 풀컷에서는 별 문제가 없지만 하프컷은 확실히 딜레이가 있는데, 체감상 칼끝을 멈추었을 때 질량관성을 완전히 사라지게 하는 데에 0.5초 정도의 딜레이가 느껴집니다. 검술에서 1초는 엄청나게 긴 시간인 만큼, 즉 이 검은 검을 휘두르다가 먼거리에서 칼끝을 멈춰 상대를 견제하는 등의 기법으로 쓰면 당하기 쉽고 따라서 크고 강한 베기, 풀컷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상대를 몰아붙여 제압하거나 상대가 막으면 바인딩 와인딩을 하되 크고 강한 한방한방을 써가면서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베기에 실리는 힘이 묵직한 만큼 그 특성을 활용한 파워형 운용과 크고 강한 공세가 함께해야만 하는, 군용의 느낌을 강하게 받는 장비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십키로 투핸더마냥 자비없이 무겁고 쓰기 힘든 물건은 결코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수려한 밸런스를 갖춘 『진짜』들 사이에서 그런 특징이 좀 있다는 것이고요. 써보시면 제 관점에 동의하시면서도 그렇게까지 묵직하다기엔 좀 뭐하지 않나 정도로 의견이 갈릴 수 있을 겁니다. 실제로 주인인 마이클햏은 상당히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


Fit and Finish
피팅 자체는 매우 강력하고 견고합니다. 개막장 HEMA토너먼트에서 내구성을 인정받은 업체답게 견고함 어디 안가죠. 알비온처럼 CNC나 정밀 주조를 하는 것도 아니고 무슨 수로 이 단단하게 맞물리는 피팅을 하는지 이해가 안갈 정도입니다. 다만 레제니 특유의 양산 손잡이와 정체불명의 본드(http://zairai.egloos.com/5860660)가 어떻게 나올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 같네요.

마무리는 레제니가 늘 그렇듯이 좋게 말하면 실전용이고, 현실적으로 말하면 대충대충입니다. 뭐 늘 그렇습니다만, 가드 사이로 삐져나온 본드나 퍼멀의 핫피닝 망치 타격 자국 등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뭐 블레이드나 다른 부분은 어차피 형틀에 물려서 벨트샌더로 밀기 때문에 치수나 균형이 차이나지는 않지만요. 그리고 칼날 중앙부에서 보이듯이 담금질을 했을 때 급격하게 냉각되면서 생기는 철판 표면의 박리 현상이 그대로 남아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레제니는 늘 그렇듯이 그렇게 쓰는 겁니다. 내구성과 피팅, 저렴한 가격 대신 포기해야 할 한가지죠. 명심하세요. 레제니는 원래 이렇습니다.


Conclusion
총평하자면 연습용 도검이라기보다는 실전용 군용에 더 가까운 스펙입니다. 자세전환에는 나쁘지 않지만 묵직하고 휘두르면 어설프게 멈추려면 저항이 강하게 걸리고 느려지므로 무작정 풀컷을 치면서 들어가야 오히려 빈틈이 없는, 크고 강한 타격력 위주의 군사 도검이죠. 그래서 이것은 연습에 사용하려면 혼자서 하는 솔로드릴에 주로 쓰거나, 실력이 있는 사람과의 기술연습 내지는 어느정도의 보호장비를 갖춘 컨트롤 스파링에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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