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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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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소드 & 세이버 스파링 201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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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수요일의 영상입니다.

첫번째 스파링은 사이드소드 플레이 영상인데 사실 그간까지 그래 왔듯 다르디 학파의 풍격은 보이지 않고 근대적인 움직임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간 검리를 이해했고 연습을 수행함에도 잘 안되는 것에 대해 나름 고민을 했었는데 다행히도 이번 주말 세션에서 큰 변화가 있었죠. 

원래 다른 어떤 검술을 잘한다고 해서 체계나 풍격이 다른 타류 검술까지 다 잘할 순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점에서 착각하고 내가 이만큼 잘하니 다른 검술도 바로 이해할 수 있고 바로 고수의 풍격으로 내가 싾아온 짬만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미묘한 차이가 결국 충돌을 일으키죠. 그걸 모르고 스파링에 나서면 제일 잘 나오는 게 어색함과 상격입니다. 혼자서 하는 건 잘 보여줄 수 있지만 스파링에서 뭔가 안되고 안맞는 게 숨길 수 없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죠. 결국 스파링에서 잘하려면 부단한 솔로 드릴을 베이스로 스파링에서 점진적인 "깨달음"이 반복되어야 합니다. 이건 사색으로는 도달할 수 없고 스파링 속에서 자신이 배운 대로 시도해보려는 두려움 속의 과감함을 찾아 돌파해나가는 자신의 의지로 마침내 도달할 수 있습니다. 롱소드나 세이버는 잘한다고 자처해도 사이드소드는 그게 안되는 상황이었고 지난주 수요일에도 딱히 다를 바 없었지만 다행히도 주말에는 그 깨달음이 도둑같이 왔다간 듯 그간의 상격이나 어색한 자세 등이 거의 사라졌었죠. 앞으로 자신을 가지고 영상을 촬영할 수 있을 듯 합니다. 

1분 38초부터의 두번째 스파링은 휴턴 세이버와 사이드소드 대결입니다. 제가 쓰는 세이버와 검술은 역사적 방식이지만 상대방인 단테햏은 사이드소드를 쓰기는 하지만 기법은 어느 유파라기보다는 자신의 센스만으로 다루는 자기류라고 보시면 됩니다. 아직까지는요. 하지만 워낙 센스가 뛰어나고 싸움 자체를 잘 하기 때문에 영상에서 보시는 대로 상당히 빠르게 잘 움직이고 페인트도 정교하게 겁니다. 2분 9초에 나오는 페인트가 그런 것이죠. 상체를 치듯이 하다가 다리를 치는데 매우 교묘하게 들어옵니다. 휴턴 세이버의 특성상 상체만 대부분 커버하게 되는데 다리치기에 대해 기존의 다리를 끌면서 피하는 쉬프트 슬립핑만으로는 불충분하고 주세페 라델리의 다리를 완전히 뒤로 보내는 패스-백 슬립핑의 필요성이 절감되고 있습니다. 

휴턴 세이버는 750g대고 사이드소드는 1050g이라 300g의 차이가 나다 보니 똑같이 베었을 때 휴턴 세이버가 무조건 밀려버리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상당히 당황했습니다. 설마 한손검끼리도 밀릴까 했는데 라인 싸움에서 무조건 털리더군요. 1분 43초를 보면 세이버가 옆으로 확 튀어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손을 노린 짧은 치기가 쳐내지면서 확 튕겨나간 것입니다. 비슷한 상황이 2분 26초에도 나옵니다. 튕겨서 바닥을 때리죠. 그러다 보니 상대방의 검을 치거나 누르고 들어가는 선공법 자체를 쓸 수 없게 되면서 역시 상대의 선공 이후 반격을 노리거나 아니면 자세나 공세의 허점을 치는 타이밍 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다는 상황에 똑같이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역시 동급 장비가 아니면 쓸 수 있는 기법이 많이 제한되는 건 어쩔 수가 없어서, 1kg남짓한 중량의 군용 근대세이버를 구매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3분 41초부터의 세번째 스파링은 날길이 90cm짜리의 정규 민간 사이드소드와의 대결인데 사실 다른건 둘째치고 조명이 마스크에 반사되어 상대가 잘 안보이거나, 아예 어두워서 상대 칼이 안보여 싸우기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덕분에 다리치기도 많이 당했죠. 한손검을 상대할 때 상대 칼이 안 보이는 것은 치명적인데 특히 근대 시스템에서는 더 그렇습니다. 사브르의 경우 아예 상대 몸을 기준으로 십자선을 긋는 것이 아니라 상대 검 손잡이 기준으로 긋죠. 칼의 위치에 따라 오프닝이 변하는 것인데 칼의 위치를 잘 알지 못하면 힘듭니다. 물론 어두웠다곤 해도 상대 자세나 손잡이까지 안보일 정도는 아니었지만 칼날이 잘 안보이다 보니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영상을 보니 안보인다 말은 해도 잘 싸우더군요. 그래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리치기는 아무래도 상대 칼이 날길이 90cm의 물건이다 보니 슬립핑으로 요격하기 힘들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기존의 제 기술은 쉬프트 슬립핑으로는 더이상 숙련자의 능란한 다리베기를 피하기는 힘들고 역시 주세페 라델리의 패스 백 슬립핑을 할줄 알아야 되겠습니다. 

그 이유는 일단 고전 세이버는 주먹 쥐듯이 잡으므로 칼 자체를 수직으로 세우기 때문에 칼을 거꾸로 뒤집는 프라임 패리를 하면 약간만 손을 내려도 다리까지 커버되는 데 비해, 근대 세이버는 칼끝을 상대에게 향하게 비스듬하게 잡기 때문에 손잡이나 칼끝이 상체 라인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경향이 크기 때문입니다. 엄지를 손잡이 등줄에 올리는 그립도 이 경향을 악화시키는데 일조합니다. 알프레드 휴턴은 옥타브, 식스뜨, 셉팀의 3가지 패리를 추가하긴 했는데 이건 에뻬나 듀얼링 사브르끼리나 쓸모가 있지 정규 군사 도검의 질량을 막는 것은 불가능하고 또 원래 찌르기를 막는 패리이기 때문에 베기를 막으려면 상당히 부자연스럽습니다. 또 기왕이면 막고 치기를 반복하기보다는 한방에 끝내는 게 좋은데 그런 이유로도 슬립핑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다리치기에 대한 공세는 근대 세이버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현재의 화두라고 할 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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