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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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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봄탁에 관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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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A에서는 낮은 봄탁을 Lazy Vom tag라고 부르며 부정하는 추세였는데 그것은 그런 봄탁은 상체를 강하게 치는 것이 불가능하며 따라서 리히테나워류의 전술적 원칙과 모순되는 것이고 여러 삽화에서 나오는 모양새는 단지 당시의 묘사의 한계 내에서 보는 것이 맞다고 하고 있다. 또한 HEMA토너먼트에서 점수따기용으로 이 낮은 봄탁을 쓰면서 툭툭 치는 행동을 반복해왔기 때문에 나 또한 초창기에는 이것에 대해 아무런 의심을 갖지 않았으나,

Codex Danzig, Cod.44.A.8_002r (1452)


실제로는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었으며 검술의 경력이 늘어갈수록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빈도가 늘어갔다. 이것은 상대방의 팔이나 손을 요격하거나 찌르기로 순식간에 전환하거나 공격을 막아내거나 다른 자세로 빠르게 전환하는 데에 특별한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이것에 대해 스스로 경계심을 가졌으나 실제로는 여러 삽화에서 일본식으로 지칭하자면 상단, 팔상, 금강의 세가지 높이를 가진 봄탁이 공통적으로 발견되었으며, 특히 묘사의 한계를 벗어난 PHM등의 매뉴얼에서도 나타나는 것은 이것이 어떤 회화적 한계가 아니라 분명한 묘사임을 확신하게 해 주었다. 또한 실제 여러 검술에서도 손의 높이가 머리 위, 어깨 위, 명치나 가슴 부근에 둔 다양한 형태의 봄탁이 여러가지 이름으로 존재하며 이것들의 용도는 내가 스파링을 통해 포착한 것과 똑같았다. 그래서 나는 크럼프하우나 즈버크하우에 이어 낮은 봄탁에 관해서도 명확한 확신을 가지고 역사적 기법의 일부라는 데에 의심을 갖지 않고 있다.

Opus Amplissimum de Arte Athletica (MSS Dresd.C.93/C.94) 29r (1540년경)


Glasgow Fechtbuch (MS E.1939.65.341) 010r (1508)


HEMA 토너먼트에서는 이 자세가 역사적으로 존재한 것이라고 말하며 일상적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이것은 낮은 만큼 베기 능력은 상당히 약하며, 따라서 그들이 낮은 봄탁으로 머리나 어깨를 치면서 이기는 것은 상당히 의미없는 행동이라고 본다. 진검술이라면 반드시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는 힘, 저지력을 감안하지 않으면 안되며, 판정에 있어서도 그 점이 확실해야만 한다. 그리고 내가 봤을 때, 타 검술에서도 보편적으로 말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 자세에서의 내려베기는 손가락이나 팔꿈치, 팔뚝 정도에만 유효하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머리와 어깨를 이 낮은 봄탁에서 치면서 점수를 인정하는 것은 명백한 에러이다.

낮은 봄탁은 매우 뛰어난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 앞서 말한 바와 같다. 이 특성은 너무 명확하기 때문에 상단을 취한 검사들은 계속되는 참패에 절망까지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낮은 봄탁은 높은 봄탁이나 어깨 봄탁과 어느정도 상성을 가진다.

가령 머리 위로 드는 높은 봄탁, 즉 대상단은 수직베기를 할 경우 이마 앞에서 팔을 펴기 때문에 낮은 봄탁이 상대방의 손을 노릴 경우 손에 맞지 않고 칼날에 맞아 튕기는 경향이 있으며, 대상단에서 깊게 달려들며 베어버리면 낮은 봄탁이 패배하게 된다. 하지만 낮은 봄탁이 물러서면서 치면 또 손을 때릴 수 있고, 사선으로 빠지면서 쳐도 높은 봄탁에서 내려오는 손을 칠 수 있다. 하지만 리히테나워류 검사라면 강한 기세를 가지고 상대방에게 돌진해 들어올 것이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거리를 허용하지는 않을 것이므로 큰 문제는 없다.

어깨 위로 드는 봄탁은 낮은 봄탁과 완전한 상하관계를 가진다. 손을 마치 밀듯이 치는 모션을 가지고 턱 높이에서 팔을 펴기 때문에 손이 상당히 장시간 노출되며 낮은 봄탁에 손가락이 그대로 노출된다.

낮은 봄탁끼리는 상성이 어느정도 평등한 상황에 이르게 되는데 이쯤 되면 무조건 낮은 봄탁을 취하며 상대방의 움직임을 이끌어내는 것이 최고의 전법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낮은 봄탁은 나름대로의 약점을 가지고 있는데 최대 문제는 검의 강한 부분이 상당히 낮은 곳에 위치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가 정진정명의 대상단 수직베기로 들어올 경우 약한 부분인 칼끝 부분이 상대의 검과 닿기 때문에 무조건 검이 밀리게 된다. 크론으로 들어올려 막으려고 할 경우 내려베기보다 늦기 때문에 내 검이 라인을 뺏기면서 머리를 맞게 된다. 같은 이유로 상대가 즈버크하우를 치면 어깨 봄탁이나 상단일 경우 상대 즈버크하우의 플랫을 내려깨면서 승리할 수도 있지만 낮은 봄탁에서는 어떻게든 플랫을 치던가 손가락을 타고넘어 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즈버크하우나 대상단 수직베기를 쓰고 싶다면 좋든 싫든 어깨나 높은 봄탁을 취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또 낮은 봄탁은 바이코니오를 취하면서 들어오는 손때리기에도 취약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선공을 취하면서 싸움의 주도권을 잡기도 힘들다. 만치올리노가 말한 대로 낮은 자세는 방어에 적합한 법이고 높은 자세는 선공에 적합한 법이다.

그러므로 낮은 봄탁은 부정되어야 할 것도 아니고 엄연히 역사적인 방식이되 다만 그 저지력의 한계나 특성을 감안하고 또 자세가 갖는 한계와 문제점도 인지하고 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늘 그렇지만 어느 하나의 자세만 유지하면서 싸울 수는 없는 것이다. 각자의 약점과 강점이 있으므로 항상 자세는 나의 의도에 따라 혹은 상대의 움직임에 따라 필요한 것으로 자유롭게 변하고 싸우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은 오래 한가지 자세에 머무르지 말라는 리히테나워류의 대원칙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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