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 카에다 계열 연합체 타흐리르 알 샴(HTS)이 시작한 2차 하마 공세는 깔끔하게 죽어버린 것 같습니다. 늘 그렇듯이 자살폭탄차량의 방어선 폭파 후 중장비로 돌입을 시도했는데 이번에는 작년 7월 알레포 북부 교외 전투 때 타이거부대가 말라 농장에서 방기했던 T-90전차까지 끌고왔습니다. 나름 상징적인 최고급 기갑장비까지 끌고 왔습니다만

이렇게 박살이 나버렸네요. 정부군 T-72가 날탄을 측면에 쏴서 격파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전차의 운명처럼 더이상 하마 전선에서 공세가 지속된다는 보고가 들어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전역이 1차 하마 전역과 다른 점은 1차 전역 때에는 비록 이권을 두고 대립하고 내전까지 벌였던 반군이라도 아사드 퇴진이라는 대의 아래 분쟁을 접어두고 전력을 다해 병력과 물자를 몰아서 타흐리르 알 샴(HTS)의 작전 지도를 받아가며 임했기 때문에 초반 타격력이 엄청났고 작전 지속력도 길었지만 이번에는 다들 HTS의 권위에 의문을 품고 HTS를 탈퇴하거나 애매한 중립 내지는 적대 관계를 가졌기 때문에 반군 역량을 다 동원하지 못하고 HTS단독으로 겨우 실행했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터키가 병력과 물자를 국경도시 하타이 주 레이한르(Reyhanlı)에 배치시키고 아흐라르 알 샴과 터키 지원 투르크멘 반군들을 앞세워 이들리브의 HTS영역을 몰아칠거라는 정황도 있는지라 밑천을 털어가면서까지 공세를 지속할 수는 없었을거라 봅니다. 결국 반군의 비협조+배후의 위협+정부군의 대비 모든 문제가 겹쳐졌다고 봐야겠네요.
물론 예비병력이 준비되어 있었지만 주변의 모든 반군 장악 도시들에는 러시아군의 무자비한 공습과 항공 지원이 가해졌기 때문에 이들의 투입도 불가능했을거라 봅니다.
(하마 북부, 알 라타미나 시 상공을 선회하며 반군에게 불벼락을 선사하는 러시아군 헬기)
특히 러시아는 현재 반군과 정부군과의 휴전협정이 발효중인 상황인데도 HTS단독으로 공세를 가한 점을 괘씸하게 여겼는지 단단히 혼을 내준 것 같습니다. 이걸로 군사적 성공을 통해 권위를 다시 되찾아보려 한 HTS는 망신만 당했고 오히려 후방의 위협을 신경쓸 처지가 되었다고 하겠습니다.


한편 그동안 9월 5일 데이르 에조르 포위를 풀고 9월 10일에는 군사공항 포위까지 풀어버리고 주변지역을 정리한 타이거부대, 17사단, 공화국수비대 800여단과 104공수여단, ISIS헌터즈, 샤이라트 부족민병대 등은 유프라테스강 도하 문제를 놓고 희대의 낚시질을 벌였습니다. 러시아에서 대량의 부교와 공병장비가 출발했다는건 확인이 되었는데 도대체 어디로 도하할지 감이 안잡혔거든요. 여기에 타이거 소장은 SNS로 도하를 한다 안한다 말을 바꾸고 쿠르드에게 강 건너 IS정리를 맡긴다 등 숨쉬는 것만 빼고 다 거짓말인 위력을 보여서 쿠르드족이 급하게 남하를 개시하기도 했습니다.
도하 문제가 중요했던 건 시리아에서도 알짜배기 유전지대라는 데이르 에조르 유전지대가 유프라테스강 건너에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여길 장악해야 향후 경제력에서도 여유가 생기거든요. 그러다가 9월 18일 비로소 도하가 확인되었고 유프라테스 강 건너의 ISIS를 물리치고 교두보를 확보했으며, 데이르 에조르 시를 지나는 유프라테스강 지류의 섬에도 상륙했습니다. ISIS는 엄청난 반격을 진행했지만 결국 20일 현재에는 더 넓은 교두보를 확보했습니다. 한편 SDF는 러시아군의 것으로 추정되는 공습을 받고 잠시 주춤했으나 결국 데이르에조르 유전지대 방향으로 진격로를 틀었습니다.
한편 타이거부대는 유프라테스강 강변 국도를 따라 계속해서 작은 마을들을 점령하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타이거부대가 8월 11일쯤 접근했던 IS거점 마안(Ma'an)시로 돌입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이렇게 되면 동부 사막지대 북쪽의 ISIS는 소멸하는 것이고, 정부군의 라벤다 작전은 거대한 성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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