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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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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첸 m1881 싸스카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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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첸에서 무려 짜르로씨야의 까자끼 싸스카를 발매했군요. 제가 이거 프로토타입을 본게 한 2년 전쯤인가로 기억하는데 상당히 늦게 나온 편이네요. 콜드스틸에서는 이미 2012년에 발매했었죠.

싸스카는 손방어에 신경쓰는 근대도검답지 않게 가드가 전혀 없습니다. 이것은 중근동 투르크인의 도검인 야타간의 영향을 받아서죠. 유명한 쿠크리 단검이나 야타간 모두 알렉산더 대왕의 원정군의 도검에 영향받은 디자인으로 칼날이 앞으로 굽어 있지만 싸스카는 기병도이기 때문에 평범한 곡도입니다. 손잡이만 영향을 받았죠. 코사크인들이 투르크인들과 좌중우돌하면서도 문화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저런 타입의 손잡이가 있었죠.

개인적으로는 가드가 없는 도검은 무서워서 쓰기 싫지만 그렇다고 손보호를 못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기계가 아닌 기예로 하는 것이죠. 검을 세워서 베기를 막아냈을 경우 상대 칼날이 손을 향해 미끄러지면 가드가 있을 경우 가드로 받아내거나 밀어올릴 수 있지만 가드가 없으면 손을 능동적으로 움직이면서 피해야 합니다. 근대식의 용어를 쓰자면 콰르트로 패리했을 때 상대 칼이 손을 향해 내려온다면 프라임으로 전환하면서 상대의 머리를 베는 것이죠. 비슷하게 손잡이에 너무 가깝지 않은 부분의 칼날로 막아내는 것이 기본이구요.

따지자면 고대에는 검들 대부분이 가드가 없거나 부실했죠. 방패의 존재도 있었겠지만 가드가 없는 만큼 칼날을 더 튼실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어차피 사람이 휘두를 중량 한계가 뻔하다면 같은 중량 내에서 칼날에 무게를 더할 수 있다면 그만큼 튼튼한 거죠. 여기서 방어는 실력으로 다 하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퍼지면 가드를 강화하는 것을 겁쟁이라고 모멸하거나 또는 굉장히 불편하게 여겼을 수도 있습니다. 가령 서양검의 크로스가드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팔뚝을 자꾸 눌러서 싫어하기도 하죠. 가드가 있으면 휴대도 불편합니다.

하지만 결국 시대가 갈 수록 가드가 등장하고 복잡 다양화되어갑니다. 누가 뭐래도 기계는 확실하지만 기예는 불확실한 법이죠. 술먹던 드러누워 자던간에 가드라는 기계는 상대 칼을 다 막아주지만 기예는 항상 단련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제대로 안나옵니다. 그리고 딱 한번 실수했는데 손가락이 우수수 떨어져나간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가드가 있으면 상대 칼을 가드로 걸어넘기거나 들어올리고 또 가드로 상대 손을 짓눌러서 봉쇄할 수도 있기 때문에 쓸 수 있는 기술의 범위가 넓어집니다. 더군다나 근대 군사 예술은 군인들을 빨리 교육시키는 게 더 중요했으므로 중점적으로 훈련을 장기간 싾아야 하는 싸스카 같은 것은 근본적으로 맞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러시아 기병도는 너클 가드를 갖춘 평범한 세이버로 선회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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