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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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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에 적합한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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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에 답변한 것이었는데 포스팅할만한 주제라고 생각되어 올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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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지옥불반도 근로자 2015/07/20 14:33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지금 국내에서 고류검술을 배우는 중입니다. 달리기, 아틀라스스톤 이와에 검술에 적합한 몸을 만들수 있는 운동은 뭐가 있을까요?


A.

여러 운동들이 제각기 쓸만하겠지만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저중량 고반복 계열입니다. 저도 운동 안해본 건 아니었으나 그 운동이 어떤 운동인가에 따라 검술에 극도로 악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과거에는 고중량 저반복 위주로 했었으나 그 결과는 커틀러스로 나무 좀 치다 보면 손이 벌벌 떨려서 잡기조차 못하는 것이었죠. 근대검술을 하기로 마음먹고 인디언 클럽을 접하면서 이런 문제에서는 고속탈출하기는 했으나, 꼭 인디언 클럽이라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저중량 고반복 계열이 모두 도움이 됩니다.

고중량 저반복의 벌크업 위주 운동은 당장 쓰는 힘과 체력, 버티는 능력은 굉장합니다. 하지만 검술이라는게 저중량 고반복을 전제로 하는데다가 긴장된 몸으로는 결코 검을 잘 쓸 수 없게 됩니다. 검술에서 검을 휘두른다는 것은 단순히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몸의 탄력과 요령을 활용하여 검에 가속을 주고 전방으로 내보내는 것이며 이 과정에서 몸에 긴장이 있으면 쓸데없는 구심력이 발생하여 검이 짧아지고 느려지고 빨리 지치게 됩니다. 또한 몸에 힘이 항상 들어가 있다면 생각외로 상대의 몸받음이나 유술기에 빨리 무너지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래서 검술에서는 몸이 이완되어 있어야 할 것을 강조합니다. 균형과 이완을 통해 흔들릴 수는 있어도 무너지지는 않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 바로 리히테나워류에서 저울(Waage)이라 불리는 개념이죠. 고류를 하신다니 비슷한 말을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비슷하게 아이소메트릭 계열도 보조적으로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한 자세로 버티거나 힘을 주는 것이 아이소메트릭인데 재활훈련에서는 최고존엄에 해당한다고는 하나 많이 하면 이 역시 간섭이 됩니다. 저같은 경우 오른팔 인대 부상으로 덤벨을 이용한 아이소메트릭을 하고 있습니다만 효과는 좋으되 인디언 클럽 훈련에서 횟수 한계가 크게 줄어들더군요. 물론 이건 일주일에 상체만 상반된 방식으로 두번 해서 지쳐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하여간 그런 경향이 있습니다. 아무튼 아이소메트릭은 몸 전체에 긴장을 유발하여 버티는 힘과 근육을 강화시키는 비법인데 당연히 이것을 오래 하면 건강해지는것 같이 느낄 수는 있으나 점점 힘이 안 빠지기 시작하고 이는 반드시 검술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겁니다. 아이소메트릭을 고난이도로 장기적으로 하면 심각한 통증을 불러오게 되는데 이전에 기천의 내가신장이라는 수련법이 부상을 유발한다더라 하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무술에는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갑다 하고 말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기마자세로 장시간, 심하면 해가 뜰때부터 질때까지 버티는 훈련이라더군요. 그리고 젋음을 믿고 고강도로 그걸 한 사람들이 만성적인 근육통에 시달린다구요. 이걸 전문적으로 근막통증증후군(Myofascial Pain Syndrome)이라고 한다더군요. 지나친 근육 긴장으로 인해 근막에 멍울이 져서 안사라지는 증상이라죠. 이거 어지간한 곳에서는 진단도 잘 못하고 이쪽 전문으로 특화된 병원에서 치료할 수 있다고 합니다. 꼭 그렇지 않더라도 몸에 평상시에 항상 긴장하는 것이 일상화되어있다 보니 기천쪽에서 온 사람들이 중국무술을 할때 끝끝내 힘을 못 빼더라 하는 말도 들었습니다.

하여간 검술의 본질은 저중량 고반복이죠. 다만 저중량 고반복이 으례 그렇듯이 근매스 증가는 기대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검술만 한 검객들은 생각외로 어좁입니다. 야누즈 세냐브스키 팀은 그 놀라운 속도, 기술, 컨트롤 능력을 가졌음에도 벗겨보면 온 집안이 어좁이죠. 존 클레멘츠도 실제로 보면 그냥 좀 건강한 일반인 몸 정도구요. 펜싱선수들이나 검도 탑클래스 선수들도 그냥 일반인 몸이죠. 결론적으로 검술을 잘하려면 그냥 검을 무리하지 않게 열심히 잘 연습하면 됩니다. 우리 팀에서 근대 운동법 같은거 하는 사람은 저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검의 통제력이나 속도, 정확성이 저보다 더 뛰어난 사람이 몇명 됩니다. 결국 검술 증진을 위해 운동을 한다기보다는 검술에만 집중하다가 소홀해질 수 있는 몸의 보완을 위해 운동을 하시는 것이라고 생각하시고 하시기 바랍니다.

하여간 그런 목적을 위해 봉사하면서도 검술과 충돌 간섭되지 않는 종목이라면 역시 체조입니다. 체중을 이용해서 하는 여러가지 운동 말이죠. 기계체조도 좋구요. 도구를 쓰는 체조지 올림픽처럼 경공술을 펼칠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하면 좋지만요. 그리고 인디언 클럽도 추천합니다. 인디언 클럽은 무조건 현대 피트니스 방식 말고 고전 방식으로만 하시길. 솔직히 검술과의 연관성은 해본 저도 잘 모르겠는데 메이스벨도 같이 하면 좋을 지도 모릅니다. 케틀벨은 진짜로 검술 관련으로 쓸모를 모르겠더군요. 근지구력과 폐활량은 늘어나긴 하는데요. 그건 다른걸로도 대체할 수 있죠. 그리고 등산도 자주 하시면 좋습니다. 고중량 저반복으로 넘어가기 쉬운 스쿼트 대용으로 하는 것이죠. 그보다 노가다판에서 곤방 하시면 하체 관련으로는 지속성과 곤조는 잘 길러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여간 검술은 피지컬을 길러서 발전한다기보다는 깨달음으로 발전하는 종목입니다. 하다 보면 생각외로 피지컬의 여부는 생각보다 영향을 미치지 않고 얼마나 더 원리를 많이 깨닫고 생각과 시야가 넓어졌는가에 따라 승부가 나죠. 아무튼 연습에 있어서 검을 휘두르는 만큼 실력이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만 명심하시고 단순무식하게 베기 찌르기 기본만 죽어라 하기보다는 배운 검리를 생각하고 적용해가는 스마트한 연습의 꾸준함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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