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럼프하우의 실체는 단순히 역사적 검술의 복원의 중요한 요소일 뿐만 아니라 HEMA주류와 ARMA를 구분짓는 중요한 요소이자 분쟁거리이고 자존심 싸움거리가 되기도 한다. ARMA는 일종의 올려치기 같은 모션을 취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HEMA주류는 옆으로 내려치는 와이퍼컷 같은 것으로 해석한다.
이는 모든 매뉴얼에서 크럼프하우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말하지 않는 데서 출발한다. 일단 크럼프하우에 대해 매뉴얼들은 이렇게 말한다.
"꺾어베기[Krumphauw]는 다양한 방법으로 쓸 수 있으니 손이 꼬인 채 날리는 모든 베기를 꺾어베기라 부를 수 있다. 그러므로 사팔뜨기(Schieler) 역시 꺾어베기의 일종으로 여길 수 있다. 또한 그것은 손이 꼬여 있기만 하다면 긴 칼날이나 짧은 칼날 어느 쪽을 쓰든 문제 되지 않는다."
"세 가지 사팔뜨기(Schieler)가 있으니 다시 말해 두 사팔뜨기(Schieler) 중 하나는 오른편에서부터, 두 번째는 왼편에서부터 오는 것으로 손을 교차시키니 내가 전에 언급한 대로 꺾어베기[Krumphauw]와 다르지 않다."
"예컨대 그대가 허공에서 사팔뜨기(Schieler)나 꺾어베기[Krumphauw], 다른 교차시켜 떨어뜨리는 공격을 할 때" - 요아힘 마이어(1570)
"주해 여기 배워 알지니 크룸프하우는 위버하우로서 구부리는 방식으로 훌륭한 발걸음과 함께 한 쪽을 공격하는 것이다. 리히테나워가 말하니 누구든 이 베기를 하길 원한다면 벨 때 오른쪽으로 잘 내딛어 칼끝을 상대의 손잡이 위로 향해야 할 것이다." - 한코 되브링어 (1389)
이 내용들만 보면 가리키는 것은 명확하다. 바로 손을 교차시켜서 왼쪽으로 내려치는 쉴하우다. 몇 되지 않는 그림들 모두 이렇게 보면 대체적으로 맞는다. 얼마 되지 않는 그림 자료에서는 상대 검을 타넘어 치고 검을 뒤집어 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상대 팔의 위나 옆을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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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해설을 보면 크럼프하우로 상대의 오른쪽 귀를 친다던가 하는데 이것은 특히 내려치기 모션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애초에 크럼프는 내려베기라고 매뉴얼에서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크럼프하우에 대한 다른 묘사들이 팔이 교차되는 쉴하우로는 절대로 불가능한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대의 옆면을 크룸프로 쳐 그대는 강해질 것이다"
"만일 상대가 그의 오른편에서부터 꺾어베기를 날린다면 긴 칼날로 그 베기를 걷어내기(Absetzen)하라." - 요아힘 마이어 (1570)
"이것은 상대 오버하우에 대하여 크럼프하우로 압셋젠 하는 방법이다. 상대가 상대의 오른쪽에서부터 오버하우로 공격해온다면 오른발로 상대의 왼쪽 측면에 내딛고 슈랑훗 자세로 막는다. 양쪽 모두 연습해야 할 것이다. 그 후 머리를 공격한다." - 지그문드 링겍(1491)
"올바른 발딛음과 함께하는 크룸프하우는 많은 베기들을 막아낸다. 숙련된 검사의 플랫으로 크룸프를 날려라." - 한코 되브링어 (1389)
그외 많은 기술 예시들은 크럼프하우가 상대의 베기를 막아 멈추는 것임을 나타내고 있다. 그런데 만일 팔이 교차되는 쉴하우가 크럼프의 실체라고 한다면 내려베기를 향해 쳤을 때 상대 칼 아래에 내 검이 갈 수는 없다. 상대의 칼등, 즉<짧은 칼날>을 치게 되는 것이다. 특히 크럼프하우의 기본기술은 내가 상대 베기를 피해 오른쪽으로 빠지면서 치는 것이다. 그럴 경우 더더욱 내 칼은 상대의 짧은 칼날을 치게 되는 것이지 플랫을 아무리 때리고 싶어도 때릴 수가 없다. 상대의 검이 매우 높을 때 시도하면 가능할 거라 생각할 수 있는데 빠르게 내려쳐지는 검의 플랫을 부자연스러운 팔 교차 쉴러로 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특히 상대가 크럼프를 쳤을 때 긴 칼날, 즉 앞날로 걷어낸다는 것은 상대 검이 내 검 아래에 위치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것은 팔이 교차되는 쉴하우라는 개념으로는 절대로 가능할 수 없다.
또 하나는 만일 크럼프의 실체가 팔이 교차되는 쉴하우라면 구태여 15세기 리히테나워류에서 쉴하우와 크럼프하우를 분리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15세기에는 "가장 유용한 다섯가지 베기"를 내세우며 이것은 샤이텔하우(수직) 존하우(대각선) 쉴러(검 뒤집어 치기) 즈버크(눈높이 수평 치기) 크럼프하우이다. 세세하게 구분하여 가짓수를 늘리기보다는 큰 개념 위주로 교육시켜 자유자재로 싸우는 것을 기본 이념으로 하는 리히테나워류에서 굳이 쉴러에 통합될 것을 따로 나눈 이유는 무엇인가? 그렇다면 그것이 쉴러와는 분명히 구분되는 특징을 지닐 것이라고 여길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어떻게 해야 내려치기이면서도 상대의 베기 아래에서 막아내고 또 상대의 옆면을 칠 수 있으며 상대의 칼날을 타넘을 수 있으면서도 손이나 팔을 칠 수 있는가? 무엇으로 하여금 쉴러와 크럼프를 구분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중대한 특성이 있었는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추리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HEMA의 주류 해석은 옆으로 내려치는 베기이다. 일반적인 베기가 사람을 치고 앞으로 친다면 이것은 검을 때리고 옆으로 친다. 마치 자동차 와이퍼가 좌우로 움직이며 유리창을 닦는 것과 비슷하다고 하여 "와이퍼 크럼프하우" 라고 부른다. 이는 내리치기 모션이며 팔이 교차되며 쉴하우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역사적 묘사와 일치하지만 사람이 아니라 검을 치고 앞이 아니라 옆을 친다는 점에서 분명히 쉴러와도 구분된다. 요아힘 마이어 1570매뉴얼의 삽화에 그 모션이 등장한다는 것이 이들의 최대 논거이다.
ARMA의 해석은 일종의 올려치기 모션이다. 손을 얼굴 높이에 두고 올려치는 높은 올려베기라고 할 수 있다. 프리 스콜라인 제프 한센이 제시한 이 방식은 JC의 지지를 얻어 ARMA의 주류 해석이 되었다. 이 방식을 쓰면 상대의 내려베기를 대부분 막아내면서도 상대의 검을 타넘어 손을 친다는 묘사를 충족시키며 쉴러와 분명히 구분되지만 반대로 내려치기이며 쉴러와 비슷하다는 매뉴얼의 묘사와 정반대된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는다.
HEMA의 방식은 실기적 검증에서 중대한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내려치기 쉴러로는 플랫을 칠 수도 없고 내려베기를 막아내는 것도 불가능하다. HEMA는 이에 대항해 상대 검이 높을 때 치면 된다고 하거나 상대 검을 쳐내어 베기를 옆으로 이탈시키는 것이 특성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해보면 옆으로 내려칠 때 상대의 칼등, 즉 <짧은 칼날>을 때려 상대의 검을 초가속시켜 궤적을 틀기는 커녕 자기가 더 강하게 얻어맞거나 심지어는 오른쪽으로 빠져 피할 검을 오히려 자기쪽으로 당겨서 안맞을 것도 얻어맞는 참혹한 사태를 유발하기까지 한다. 실제로 HEMA는 크럼프는 옆으로 치는 와이퍼 모션임을 주장하지만 그것이 스파링에서 자주 쓰이거나 의미있는 성공을 거둔 적은 없다.
ARMA의 방식은 반대로 실기적 검증에서는 중대한 성공을 거듭한다. 대부분의 기술 묘사를 ARMA방식으로 하면 절대다수가 힘, 속도, 자연스러움을 충족시키며 성공한다. 내려치기가 아니라는 비판에 대해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는데 크럼프하우는 짧은 거리에서 쓰는 베기이고 그래서 올려치기 위해 검을 등뒤로 회전시키는, 즉 위에서 아래로 내려간 시점에서 상대의 검이나 팔을 치기 때문에 내려베기라는 명제에 전혀 반대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또한 가까이서 치면 상대의 팔 아래가 아닌 옆이나 위쪽으로 맞게 되며 상대의 내려베기를 받아내면서 한번에 치면 상대의 검 플랫을 때리면서 상대 팔 옆이나 위를 친다. 실제로 ARMA 스파링 비디오에서 크럼프하우는 많은 유용함을 가지고 실제로 사용된다. HEMA 최대의 논거인 요아힘 마이어의 크럼프하우 삽화도 리히테나워류의 전통적 기술묘사인 "상대의 내려베기를 오른쪽으로 빠지면서 피하고 크럼프를 치는 것"에서 상대의 검을 타넘고 올려베기로 전환하는 중간 과정이라고 하면 맞는다. 그리고 몇몇 기괴한 삽화도 ARMA방식은 만족시킨다. HEMA는 이러한 논거에 대해 궤변이라고 주장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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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ARMA의 방식은 실기적으로는 완벽하지만 매뉴얼의 묘사, 특히 크럼프는 쉴러와 비슷하다는 요아힘 마이어의 묘사와는 좀 배치되고, HEMA의 방식은 직관적으로는 매뉴얼에 합치되는 듯 보이나 그에 수반되는 다른 실기적인 요소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따라서 100%는 아니되 검술의 본질에서는 ARMA의 방식이 훨씬 근접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 개인적인 사견을 두자면, 어쩌면 크럼프하우의 본질은 단순한지도 모른다.
"꺾어베기[Krumphauw]는 다양한 방법으로 쓸 수 있으니 손이 꼬인 채 날리는 모든 베기를 꺾어베기라 부를 수 있다. 그러므로 사팔뜨기(Schieler) 역시 꺾어베기의 일종으로 여길 수 있다. 또한 그것은 손이 꼬여 있기만 하다면 긴 칼날이나 짧은 칼날 어느 쪽을 쓰든 문제 되지 않는다."
요아힘 마이어의 이 논설과 같이, 크럼프하우는 손이 교차된 모든 베기일 뿐 올려베기든 내려베기든 본질적으로 상관이 없으며 쉴러의 일부 모션이 크럼프에 포함될 뿐이라고 한다면 결국 ARMA의 방식과 팔이 교차된 쉴러 둘다 크럼프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크럼프하우의 문제는 모두 해결된 것이 된다. HEMA크럼프하우는 어느쪽도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이지만 말이다.
tag : HEMA, ARMA, 크럼프하우
이는 모든 매뉴얼에서 크럼프하우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말하지 않는 데서 출발한다. 일단 크럼프하우에 대해 매뉴얼들은 이렇게 말한다.
"꺾어베기[Krumphauw]는 다양한 방법으로 쓸 수 있으니 손이 꼬인 채 날리는 모든 베기를 꺾어베기라 부를 수 있다. 그러므로 사팔뜨기(Schieler) 역시 꺾어베기의 일종으로 여길 수 있다. 또한 그것은 손이 꼬여 있기만 하다면 긴 칼날이나 짧은 칼날 어느 쪽을 쓰든 문제 되지 않는다."
"세 가지 사팔뜨기(Schieler)가 있으니 다시 말해 두 사팔뜨기(Schieler) 중 하나는 오른편에서부터, 두 번째는 왼편에서부터 오는 것으로 손을 교차시키니 내가 전에 언급한 대로 꺾어베기[Krumphauw]와 다르지 않다."
"예컨대 그대가 허공에서 사팔뜨기(Schieler)나 꺾어베기[Krumphauw], 다른 교차시켜 떨어뜨리는 공격을 할 때" - 요아힘 마이어(1570)
"주해 여기 배워 알지니 크룸프하우는 위버하우로서 구부리는 방식으로 훌륭한 발걸음과 함께 한 쪽을 공격하는 것이다. 리히테나워가 말하니 누구든 이 베기를 하길 원한다면 벨 때 오른쪽으로 잘 내딛어 칼끝을 상대의 손잡이 위로 향해야 할 것이다." - 한코 되브링어 (1389)
이 내용들만 보면 가리키는 것은 명확하다. 바로 손을 교차시켜서 왼쪽으로 내려치는 쉴하우다. 몇 되지 않는 그림들 모두 이렇게 보면 대체적으로 맞는다. 얼마 되지 않는 그림 자료에서는 상대 검을 타넘어 치고 검을 뒤집어 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상대 팔의 위나 옆을 치고 있다.

(한스 탈호퍼, 1467, Cod.icon. 394a 11r)

(파울루스 칼, 1467, Cod.S.554)

(파울루스 헥터 마이어, 1540, MSS_Dresd.C.93/C.94 31r)

(피터 팔크너, 1495, MS_KK5012_4v)

(요아힘 마이어, 1540, MS_A.4º.2 25r)
기술 해설을 보면 크럼프하우로 상대의 오른쪽 귀를 친다던가 하는데 이것은 특히 내려치기 모션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애초에 크럼프는 내려베기라고 매뉴얼에서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크럼프하우에 대한 다른 묘사들이 팔이 교차되는 쉴하우로는 절대로 불가능한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대의 옆면을 크룸프로 쳐 그대는 강해질 것이다"
"만일 상대가 그의 오른편에서부터 꺾어베기를 날린다면 긴 칼날로 그 베기를 걷어내기(Absetzen)하라." - 요아힘 마이어 (1570)
"이것은 상대 오버하우에 대하여 크럼프하우로 압셋젠 하는 방법이다. 상대가 상대의 오른쪽에서부터 오버하우로 공격해온다면 오른발로 상대의 왼쪽 측면에 내딛고 슈랑훗 자세로 막는다. 양쪽 모두 연습해야 할 것이다. 그 후 머리를 공격한다." - 지그문드 링겍(1491)
"올바른 발딛음과 함께하는 크룸프하우는 많은 베기들을 막아낸다. 숙련된 검사의 플랫으로 크룸프를 날려라." - 한코 되브링어 (1389)
그외 많은 기술 예시들은 크럼프하우가 상대의 베기를 막아 멈추는 것임을 나타내고 있다. 그런데 만일 팔이 교차되는 쉴하우가 크럼프의 실체라고 한다면 내려베기를 향해 쳤을 때 상대 칼 아래에 내 검이 갈 수는 없다. 상대의 칼등, 즉<짧은 칼날>을 치게 되는 것이다. 특히 크럼프하우의 기본기술은 내가 상대 베기를 피해 오른쪽으로 빠지면서 치는 것이다. 그럴 경우 더더욱 내 칼은 상대의 짧은 칼날을 치게 되는 것이지 플랫을 아무리 때리고 싶어도 때릴 수가 없다. 상대의 검이 매우 높을 때 시도하면 가능할 거라 생각할 수 있는데 빠르게 내려쳐지는 검의 플랫을 부자연스러운 팔 교차 쉴러로 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특히 상대가 크럼프를 쳤을 때 긴 칼날, 즉 앞날로 걷어낸다는 것은 상대 검이 내 검 아래에 위치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것은 팔이 교차되는 쉴하우라는 개념으로는 절대로 가능할 수 없다.
또 하나는 만일 크럼프의 실체가 팔이 교차되는 쉴하우라면 구태여 15세기 리히테나워류에서 쉴하우와 크럼프하우를 분리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15세기에는 "가장 유용한 다섯가지 베기"를 내세우며 이것은 샤이텔하우(수직) 존하우(대각선) 쉴러(검 뒤집어 치기) 즈버크(눈높이 수평 치기) 크럼프하우이다. 세세하게 구분하여 가짓수를 늘리기보다는 큰 개념 위주로 교육시켜 자유자재로 싸우는 것을 기본 이념으로 하는 리히테나워류에서 굳이 쉴러에 통합될 것을 따로 나눈 이유는 무엇인가? 그렇다면 그것이 쉴러와는 분명히 구분되는 특징을 지닐 것이라고 여길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어떻게 해야 내려치기이면서도 상대의 베기 아래에서 막아내고 또 상대의 옆면을 칠 수 있으며 상대의 칼날을 타넘을 수 있으면서도 손이나 팔을 칠 수 있는가? 무엇으로 하여금 쉴러와 크럼프를 구분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중대한 특성이 있었는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추리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HEMA의 주류 해석은 옆으로 내려치는 베기이다. 일반적인 베기가 사람을 치고 앞으로 친다면 이것은 검을 때리고 옆으로 친다. 마치 자동차 와이퍼가 좌우로 움직이며 유리창을 닦는 것과 비슷하다고 하여 "와이퍼 크럼프하우" 라고 부른다. 이는 내리치기 모션이며 팔이 교차되며 쉴하우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역사적 묘사와 일치하지만 사람이 아니라 검을 치고 앞이 아니라 옆을 친다는 점에서 분명히 쉴러와도 구분된다. 요아힘 마이어 1570매뉴얼의 삽화에 그 모션이 등장한다는 것이 이들의 최대 논거이다.
ARMA의 해석은 일종의 올려치기 모션이다. 손을 얼굴 높이에 두고 올려치는 높은 올려베기라고 할 수 있다. 프리 스콜라인 제프 한센이 제시한 이 방식은 JC의 지지를 얻어 ARMA의 주류 해석이 되었다. 이 방식을 쓰면 상대의 내려베기를 대부분 막아내면서도 상대의 검을 타넘어 손을 친다는 묘사를 충족시키며 쉴러와 분명히 구분되지만 반대로 내려치기이며 쉴러와 비슷하다는 매뉴얼의 묘사와 정반대된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는다.
HEMA의 방식은 실기적 검증에서 중대한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내려치기 쉴러로는 플랫을 칠 수도 없고 내려베기를 막아내는 것도 불가능하다. HEMA는 이에 대항해 상대 검이 높을 때 치면 된다고 하거나 상대 검을 쳐내어 베기를 옆으로 이탈시키는 것이 특성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해보면 옆으로 내려칠 때 상대의 칼등, 즉 <짧은 칼날>을 때려 상대의 검을 초가속시켜 궤적을 틀기는 커녕 자기가 더 강하게 얻어맞거나 심지어는 오른쪽으로 빠져 피할 검을 오히려 자기쪽으로 당겨서 안맞을 것도 얻어맞는 참혹한 사태를 유발하기까지 한다. 실제로 HEMA는 크럼프는 옆으로 치는 와이퍼 모션임을 주장하지만 그것이 스파링에서 자주 쓰이거나 의미있는 성공을 거둔 적은 없다.
ARMA의 방식은 반대로 실기적 검증에서는 중대한 성공을 거듭한다. 대부분의 기술 묘사를 ARMA방식으로 하면 절대다수가 힘, 속도, 자연스러움을 충족시키며 성공한다. 내려치기가 아니라는 비판에 대해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는데 크럼프하우는 짧은 거리에서 쓰는 베기이고 그래서 올려치기 위해 검을 등뒤로 회전시키는, 즉 위에서 아래로 내려간 시점에서 상대의 검이나 팔을 치기 때문에 내려베기라는 명제에 전혀 반대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또한 가까이서 치면 상대의 팔 아래가 아닌 옆이나 위쪽으로 맞게 되며 상대의 내려베기를 받아내면서 한번에 치면 상대의 검 플랫을 때리면서 상대 팔 옆이나 위를 친다. 실제로 ARMA 스파링 비디오에서 크럼프하우는 많은 유용함을 가지고 실제로 사용된다. HEMA 최대의 논거인 요아힘 마이어의 크럼프하우 삽화도 리히테나워류의 전통적 기술묘사인 "상대의 내려베기를 오른쪽으로 빠지면서 피하고 크럼프를 치는 것"에서 상대의 검을 타넘고 올려베기로 전환하는 중간 과정이라고 하면 맞는다. 그리고 몇몇 기괴한 삽화도 ARMA방식은 만족시킨다. HEMA는 이러한 논거에 대해 궤변이라고 주장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크럼프하우의 두가지 자세, MSS Dresd.C.93/C.94 22v)

(크럼프하우의 기술, MS_Germ.Quart.2020 18v)
결론적으로, ARMA의 방식은 실기적으로는 완벽하지만 매뉴얼의 묘사, 특히 크럼프는 쉴러와 비슷하다는 요아힘 마이어의 묘사와는 좀 배치되고, HEMA의 방식은 직관적으로는 매뉴얼에 합치되는 듯 보이나 그에 수반되는 다른 실기적인 요소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따라서 100%는 아니되 검술의 본질에서는 ARMA의 방식이 훨씬 근접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 개인적인 사견을 두자면, 어쩌면 크럼프하우의 본질은 단순한지도 모른다.
"꺾어베기[Krumphauw]는 다양한 방법으로 쓸 수 있으니 손이 꼬인 채 날리는 모든 베기를 꺾어베기라 부를 수 있다. 그러므로 사팔뜨기(Schieler) 역시 꺾어베기의 일종으로 여길 수 있다. 또한 그것은 손이 꼬여 있기만 하다면 긴 칼날이나 짧은 칼날 어느 쪽을 쓰든 문제 되지 않는다."
요아힘 마이어의 이 논설과 같이, 크럼프하우는 손이 교차된 모든 베기일 뿐 올려베기든 내려베기든 본질적으로 상관이 없으며 쉴러의 일부 모션이 크럼프에 포함될 뿐이라고 한다면 결국 ARMA의 방식과 팔이 교차된 쉴러 둘다 크럼프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크럼프하우의 문제는 모두 해결된 것이 된다. HEMA크럼프하우는 어느쪽도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이지만 말이다.
tag : HEMA, ARMA, 크럼프하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