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영상에서는 첫판부터 소위 기리오또시로 시작합니다. 마스크와 장갑을 이용한 소위 1단계 공방 강화죠. 1단계 공방이란 검을 대지 않고 크게 휘둘러서 베고 찌르는 것을 말하며 개인적으로는 검술을 1,2,3단계로 나누고 있습니다.
서로 검이 맞대어지지 않은 먼 거리에서 싸우는 1단계, 검을 맞대고 중거리에서 싸우는 2단계, 그리고 왼손이나 가드 퍼멀 하프소딩 레슬링이 들어가는 근거리의 3단계입니다. 사실 1단계와 2단계는 명확하게 드러나는 차이는 없다고 봐도 됩니다. 2단계와 3단계도 구분이 불가능합니다. 1단계에서 3단계로 넘어가는 것도 1초도 걸리지 않는 순식간입니다. 베면서 달려들면 바로 레슬링 간격인거죠. 이 단계나 간격들은 완벽하게 구분되는 것이 아니기도 하지만 의식하고 싸우면 구분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또 어디를 선호하는가에 따라 검술의 풍격은 많이 달라지게 됩니다.
이전에는 거리를 두고 손을 치는 것이 원거리라고 생각했으나, 이것은 결국 노마스크 스파링에서의 문제로 인한 하나의 현상을 잘못 관측한 것이었습니다. 즉 멤버들이 이전에는 리히테나워류의 가르침대로 내려베기는 무조건 내려베기로 잡고 바인딩을 만든 다음 거기서부터 진짜 승부를 가리는 2단계 공방만 했다면 2015년부터 점차 거리를 두거나 손을 치는 등 1단계 영역을 인지하기 시작했고, 1단계 영역에서 승부의 핵심이 되는 것은 기세 속도 힘 타이밍과 같은 요소들인데 방어구가 없이는 이 영역에서 이 4가지 요소들을 절대로 쓸 수가 없고 칼끝의 문제도 있어 점점 상대가 다칠까봐 강공을 포기하고 거리 둬서 작은 동작으로도 승부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손을 쳐서 끝내는 경향이 발생한것이죠. 그게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잘못 이해한 것이고요.
결국 이 점을 극복하고 진짜 1단계를 찾으려면 상대의 방어가 어설퍼도 다치지 않게 해줄 훌륭한 방어구가 필요했는데 펜싱마스크야 좋지만 장갑 쪽에서 손을 보호할 만한 물건이 없었는데 D3O제품군이 속속 발매되면서 대체가 가능해졌던 것입니다.
1단계 공방에서 핵심은 무작정 빨리 세게 치는 것이 아니라 가장 기본적으로 상대의 베기나 라인을 치면서 오프닝을 만들어 들어가는 것입니다. 리히테나워류에서는 이걸 일본인들처럼 중심선이라는 중요 요소로 삼아 표현하지는 않으나 존 오트 공격이나 샤이텔, 쉴러 찌르기 , 슈프레히펜스터에서의 필링 등의 개별적인 부분에서 간접적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일차적으로 선제공격이 중요하다. 하지만 선제 강공을 쳐내는 5가지 베기의 기법으로 이길 수 있다. 거기서 기리오또시처럼 찌르기로 연계되는 것이 샤이텔, 쉴하우, 존하우 3가지이고 그렇다면 선제공격이 무조건 불리한게 아닌가 하면 그것도 아닌게 내가 슈프레히펜스터 즉 검이 맞대어진 순간 칼이 밀려나 필패를 감지했더라도 크론, 유니콘, 행엔으로 검의 강한 부분으로 밀어 올림으로써 필패할 것을 살아남고 거기에서 오히려 반격이 이뤄진다는 데에 있습니다.
이것을 제대로 하려면 멤버들이 일차적으로 몸에 힘이 실린 훌륭한 공격으로 플랫과 라인을 내주지 않는 것을 보여야 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며, 그렇게 좋은 공격으로 라인을 빼앗겼다면 훌륭한 자세로 전환하여 방어에 성공하고 반격해야 한다는 것인데,
기존에는 2단계 공방에 치중한 나머지 1단계에서의 훌륭한 방어를 이해하지 못하고 어설픈 방어로도 바인딩을 서로 만들어주다보니 정작 이렇게 훌륭한 공격을 하면 라인이 뺏기고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영상에서의 첫판은 그걸 보여줍니다. 그러니 이제 형식화된 크론 유니콘 행엔 옥스 쉬랑훗이 아닌 『진짜』를 할 때가 왔다는거죠. 영상에서의 두번째 판은 다시 라인을 뺏겨 당할 처지에 밀렸지만 행엔-쉬랑훗으로 넘어가 흘려내면서 역공으로 제압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결국 쉽게 역전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중요하게 여길 필요는 없었다가 리히테나워류의 관점이라고 보시면 될겁니다. 하지만 1단계를 모르면 결국 1단계 고수한테 털리게 되는 것이고요. 이건 1단계 공방의 일부일 뿐이지만 중요한 부분이죠.
중반부부터는 메서와 사이드소드 대 롱소드입니다. 지면이 젖어있고 겉은 풀밭처럼 보이지만 땅이 질어서 발이 쉽게 미끄러지는 상황이 되니 영 뭘 하기 힘들더군요. 거기에 지금까지 르네상스 한손무기로 롱소드를 상대했을 때는 거진 다 허벌나게 치욕을 당해왔고 역시 왼손에 뭘 들어야 동등하거나 유리해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후로도 싱글소드로 계속 해볼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