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발이 영 안나가는 날이었네요. 거리를 두고 정면으로 싸우는 근대검술이든 거리를 짧게 잡고 측면으로 싸우는 리히테나워류든간에 어쨌든 발이 핵심이라는 점은 동일하며 발이 안나가면 검술도 안나옵니다. 단지 걷고 움직이고가 아니라 자기가 원한 방향으로 공세를 할때 발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여 몸을 적절한 위치에 이동시키는 것을 발이라고 퉁치는 것인데 이 몸을 이동시키는 정신적 키워드를 어깨를 보낸다 허리를 돌린다 골반을 움직인다 발을 보낸다 등 다양하게들 지칭하고 있죠. 여하간 뭔가 안된다 싶은 날은 발이 안움직이고 몸이 이동을 안하는 날이죠. 의외로 손동작은 컨디션에 상관없이 잘들 나옵니다.
영상은 그런 과정을 보여줍니다. 처음엔 발이 하도 안나가고 정신적으로도 혼탁해서 뭔가 잘 안되더군요. 밀어붙이기도 잡지 못하고 그대로 맞고요. 그래서 1796세이버를 동원했습니다. 고전 세이버는 완전 정석대로만 훈련했기 때문에 런지가 안나오면 진짜 그날 컨디션이 이상한 거거든요. 근데 영상에서 보여지듯이 런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원래 머리를 칠것을 간격이 짧아서 손만 치는 경우가 나옵니다.
다만 좀 지나니 정신이 풀린 듯 하여 발이 조금씩 살아 나더군요. 사이드소드에서는 평소대로 평균 수준에 좀 못미치게까지는 발이 움직인 듯 합니다. 마지막에 마스크 스파링에선 잔걸음으로 중거리까지 잘 들어가서 교전을 개시하고 와인딩 싸움에서도 발이 몸을 원하는 방향으로 잘 이끌어줍니다. 그래서 늘 쓰던 패턴대로 교전이 잘 이뤄집니다.
결론적으로 어제의 경우는 그냥 몸이 하루종일 다운상태에 있다가 스파링하면서 좀 깨어난거라고 할 수 있겠네요. 발이 움직이는 건 여러가지에 의한다고 할 수 있는데 컨디션도 있고 체중도 중요한 부분이고 하는 일이나 생활습관에 의해 항구적인 시팅 디지즈(지속적인 앉아있음에 의한 신체 다운 현상)에 따르기도 하고 풀밭이냐 돌바닥이냐 습지냐 등에도 의거합니다. 개인적으론 풀밭은 큰걸음시 미끄러지기 쉬워서 마룻바닥이나 아스팔드 틍에 비해 70%밖에 자유롭지 못한 느낌이고 그래서 안정적이지만 짧은 잔걸음에 거의 의지하게 됩니다. 제 영상을 비교해 보시면 풀밭에서 할 때나 공구리바닥에서 할때 차이를 보실 수 있는데 공구리바닥에서는 큰걸음의 비중이 높고 전진이 호쾌하지만 풀밭에선 그러지 않습니다. 지형에 맞춰 선택적으로 쓴다기보다는 그냥 무의식적으로 불안감이 그 차이를 만들어내더군요. 간혹 불안감을 무시하고 풀밭에서 큰 런지를 하면 십중팔구 엎어졌죠. 도리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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