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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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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소드 스파링 2017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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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은 우리나라에 최초로 수입되었던 일본 영화인 카게무샤(1980)의 배경음악인 "Setting Sun"입니다. 스파링 하나하나는 빠르지만 전체적으로는 템포가 늘어지는 감이 있어서 보통은 스파링 무편집은 잘 안올립니다. 템포가 늘어지면 다들 보다가 꺼버리거든요. 그렇지만 적당한 BGM이 있어서 한번 올려봤습니다.

사이드소드는 실질적으로 근대 검술의 시조가 되는 것으로 16세기에는 과거의 롱소드를 몰아내고 도검의 주류를 차지했으며 민간 호신, 군사 전쟁에서 다 쓰이고 여기서 브로드소드와 레이피어가 분화되었지요. 자연히 검술서도 남아있으며 런지의 창시자로 여겨지는 피렌체의 안젤로 비지아니, 25년간 싱글소드만 파신 달인을 자처하는 프랑스의 생디디에, 죠죠를 연상케 하는 기묘한 자세로 유명한 빈첸시오 사비올로 등이 있지만 가장 많은 사료가 남은 건 15세기의 필리포 바르톨로메오 다르디를 시조로 하는 다르디 학파입니다. 리히테나워류의 요아힘 마이어도 1560년대부터 자신의 원고에 레이피어 검술을 실어놓았으나 사이드소드 검술이고, 이탈리아에서 수입된 것임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조금씩 차이점이 있지만 큰 틀은 같은 검술입니다. 가장 큰 특징은 일단 공격과 함께 달려들어 칼을 붙이고 중거리에서의 바인딩 와인딩 공방을 주특기로 하는 리히테나워류와는 달리 마치 일본이나 근대검술처럼 거리를 두고 상대방을 견제하다가 상대의 공세를 유도하여 이를 제압하고 이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막거나 칼을 때리는 것을 좋지 않게 보는 리히테나워류와는 달리 막거나 칼을 때려서 제압하고 들어가는 것을 권장하고, 리히테나워류가 중거리 근거리를 주력 간격으로 보는 대신 사이드소드 시스템은 장거리 중거리를 주력 간격으로 봅니다. 리히테나워류는 연속적인 걸음걸이와 잔걸음을 좋게 보지만 사이드소드 시스템은 한번에 크게 치고 들어가는 것을 좋게 봅니다. 리히테나워류 검객인 요아힘 마이어의 레이피어 시스템도 딱 이런 식이며 롱소드나 두삭 같은 전통적인 리히테나워류와는 많이 이질적입니다.

당연히 리히테나워라고 해서 큰 보법, 장거리 전투, 막거나 쳐내기를 아예 안하는게 아니며 다르디 학파라고 해서 작은 보법이나 근거리 레슬링, 동시에 쳐서 이기기를 아예 안하는게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포커스가 그렇게 맞춰져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스파링에서는 주로 그런 특징을 중점에 두고 보시면 좋습니다. 제가 세이버를 했기 때문에 그 방식으로 싸운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실질적으로는 큰 차이점이 있는데 사이드소드 특히 다르디 학파의 방식은 원거리에서 상대의 검을 밀어내면서 찌르고 들어가는 것을 기본으로 하며, 베기를 중점에 두기에 칼끝이 높은 세이버와는 달리 찌르기를 중점에 두므로 칼끝이 낮은 편이고, 보다 고전검술이기 때문에 잔걸음이나 왼발 활용의 비중이 후대보다는 훨씬 높습니다. 영상에서도 간혹 나오죠.

크게 보면 사이드소드와 세이버는 비슷해 보이지만 세세하게 놓고 보면 차이가 있고 그래서 세이버를 잘한다고 사이드소드를 바로 잘할 순 없습니다. 또 무게가 앞쪽으로 쏠린 세이버의 사용 요령과 뒤쪽으로 쏠린 사이드소드의 사용 요령은 좀 다르고 적응기간을 거쳐야 합니다. 제가 2013년에 스캇츠 브로드소드를 블런트로 개조해서 쓴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묘하게 잘 안되었던 적이 있었죠.

우리 그룹에서는 요아힘 마이어 레이피어와 다르디 학파 두가지를 중심으로 삼고 있으며, 싱글소드를 기본으로 하는 편입니다. 이유는 싱글소드로 기본을 잡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르디 학파에서는 대련을 두가지로 구분하는데 연습, 친선의 성격이 강한 아샬티(Assalti, 공세)와 진검 실전을 의미하는 압바티멘티(Abbattimenti, 도태)입니다. 역사적으론 아샬티는 혼자서 하는 투로와 둘이서 하는 상호 연습이 남아 있고, 도장 내에서는 실전보다 약간 느리게 하면서 손을 쳐도 인정하지 않고 컨트롤을 하면서 기술과 자세를 이용하여 대련했습니다. 압바티멘티는 말 그대로 모든 제한을 풀어버린 생사결입니다.

제 경우 아샬티는 방어구를 착용하지 않고 손을 직접 때리지 않고 얼굴을 찌르지 않으며 컨트롤을 가지고 모든 자세와 기술을 다 활용해서 싸우는 세미 스파링의 개념으로 적용하고, 압바티멘티는 튼튼한 장갑과 마스크, 원한다면 다른 보호구를 착용하고 모든 공격을 다 허용하는 풀스파링의 개념으로 적용합니다. 영상은 당연히 압바티멘티입니다.

압바티멘티로 싸울 때에는 다들 오른발만 내놓고 손만 때리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하는데, 영상에서도 그렇게 이기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싱글소드로 싸울 때에는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이 그 자세이지만, 본질적으로 자기 손방어를 똑바로 못하기 때문에 손만 때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방어가 부실한 초기형 사이드소드를 모두 사용하고 있지만 제 경우 검을 돌리면서 손을 쉽게 방어합니다. 그 요령은 요아힘 마이어에 특히 잘 숨겨져 있는데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각자 기술로 자기 손방어를 잘 할때 비로소 모든 자세를 이용하지 않고서는 싸울 수 없게 됩니다. 어찌 보면 연습과 실전의 간극인데 이걸 돌파하지 못하면 연습은 형식적이고 자세들은 별 필요없는 건데 그냥 갖다 붙인 거고 실전에선 안통한다 라는 결론을 가지게 되는 것이죠.

다리치기도 자주 볼 수 있는데 보통 카운터의 형태로 들어갑니다. 사이드소드는 찌르기 견제가 기본이기 때문에 다리치려다 얼굴 찔릴 가능성이 높아서 선공으로는 쓰기 어렵지만 카운터로는 매우 쓸만합니다. 이것도 결국 막는 방법은 다 있고 숙련의 문제인 것이죠. 다만 먼저 들어갈 때 검을 높이 들면 다리치기에 당할 확률이 매우 높아서 다르디 학파의 마에스트로인 만치올리노는 압바티멘티에서는 낮은 자세로 다리를 보호할 것을 충고했고 키가 큰 사람은 다리보호구를 착용할 것을 권했습니다.

사이드소드 공방에서 기본으로 여길 점은 칼끝을 항상 상대 몸에 두고 유지하는 것이며, 칼끝이 몸 밖으로 나가면 베기를 하고 몸 안에 있으면 찌르기를 쓰라는 것입니다. 다르디 학파에서는 멀리서 찌르고 중간에서 베며 가까이서 레슬링이지만, 요아힘 마이어는 안전을 이유로 들며 멀리서 베고 중간에서 찌르며 가까이서 레슬링입니다. 해보면 둘다 일리가 있으나 제가 보기엔 요아힘 마이어는 어느정도 리히테나워류의 개념과 섞인 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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