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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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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ds on Review - Purpleheart Synthetic "Meyer" Dussc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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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duction


두삭(Dussack)이란 16세기부터 리히테나워류 무술책에 등장하기 시작한 연습용 도구를 말합니다. 원래 한손 외날도인 메서를 수련하기 위해 나온 안전한 도구였으나, 점차 메서를 몰아내고 검술계의 주력 도구가 되어버렸습니다. 재질은 나무, 나무에 가죽을 씌운 것, 가죽제 등 여러가지가 존재했고 이를 이용한 스포츠 격검이 안전하다고 여겨졌는지 상당한 인기를 끌고, 18세기 초까지 계속해서 수련되었습니다. 당대 검술 길드의 친선경기에서 피를 내면 금화 한닢을 상금으로 받아 롱소드 검객들은 피를 터트리며 금화를 받아 의기양양하게 술마시러 갔지만 두삭 검객들은 너무 격렬하여 몇번이고 떼어놓아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피를 흘리지 못해 금화를 못받았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두삭 자체는 기존의 메서와는 검술만 같지 구조적으론 매우 다릅니다. 기존의 메서는 크로스가드와 나겔이 존재하여 상대의 검이 걸리고 멈춰있게 만드는 구조였으나, 두삭은 전체적으로 휘어있고 크로스가드가 없으며, 너클가드가 붙어있어 상대 검을 잡아두는 구조가 아닙니다. 나겔이 있는 모델도 확인되긴 하지만 흘려내기에 더 적합하죠. 이런 특징들 때문에 HEMA계에선 이토록 이질적인 장비가 쓰이는 이유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고 뭐 오스만 제국의 침공에 대항한 가상적 훈련의 목적 등 다양한 억측이 이뤄졌지만 확실한 것은 16세기에 들어 갑자기 강철제 메서가 사라지고 두삭이 일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우리 그룹에서는 이미 강철제 메서가 있었지만, 주말에는 롱소드 하기에도 벅차고 평일세션이 주로 밤에 이뤄지다보니 스파링이 위험한 감이 있고 보다 안전하고 가볍게 진행해보기 위해서 도입해본 것이었습니다. 현대의 두삭은 대체적으로 나이롱 재질의 플라스틱제, 목제, 그리고 나무에 가죽을 씌운 것들이 있었는데, 당연히 플라스틱제가 30~50달러대로 제일 싸고 목제가 60~100달러 사이이며 목제에 가죽을 씌운 것은 100달러를 넘어갑니다. 나무 판재가 있으면 만들기 어렵지 않아서인지 개인 자작품도 자주 보입니다.

케니 우드크래프트 두삭
퍼플하트 아머리 최고급 목제+가죽 두삭
퍼플하트 아머리 구형 플라스틱 두삭
뉴 스털링 암즈 목제 두삭
개인이 판재를 깎아 만든 자작 목제 두삭

이번에 구입한 것은 퍼플하트 아머리에서 나온 신제품인 마이어 두삭 브로드 트레이너입니다. 상단의 요아힘 마이어 삽화에서 나오는 넓은 형태의 두삭을 플라스틱으로 비슷하게 만든 제품으로, 가격이 38.99달러라는 저렴한 수준이라 선택되었습니다. 목제나 가죽제를 살 수도 있었지만 저렴한 플라스틱을 택한 건 다름이 아니라 이미 강철제 메서가 있는 상황에서 굳이 중복투자가 될 수 있는 두삭을 구입했다가 생길 리스크를 줄여보고자 한 것이었습니다. 요약하자면 쓰다가 아니다 싶어서 던져놓을시 돈낭비를 줄여보고자 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Overview

Measurements and Specifications:
전체길이(Overall length) : 77.8cm
칼날길이(Blade length) : 가드에서 60cm
칼날폭(Blade width) : 66mm ~ 63mm
칼날두께(Blade thickness) : 13mm
무게중심(P.O.B) : 가드에서 15.24cm(6")
무게(Weight) : 569g
손잡이 길이(Grip length) : 퍼멀 포함 16cm

Fit and Finish

보통 이런건 금형을 만들어서 주물로 따기 마련인데(콜드스틸사의 PP트레이너들처럼) 여긴 판재를 일일이 실톱으로 썰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절단부가 거칠고 특히 무게와 무게중심을 맞추기 위해 썰어낸 안쪽 구멍들에는 톱밥들도 남아있습니다. 완벽한 마무리라곤 할 수 없네요. 미국 생산인데 가격을 38.99달러에 맞추기 위해 실톱으로 썰고 그라인더로 갈아서 대충 적당히 마무리한 듯 합니다. 다만 이게 꼭 나쁜 건 아닌데 매끄러운 표면을 가진 나이롱 웨이스터는 기름칠한 것처럼 쓱쓱 미끄러지는데 이건 표면이 거칠어서 그런 점은 좀 덜한 편이었습니다.


퍼플하트 제품 특유의 커다란 나겔(Nagel)과 이걸 좌우로 갈아낄 수 있게 해주는 열쇠고리 링(....)이 돋보입니다. 대충 만든 것 같고, 실제로도 유격이 있어서 움직이지만 실제 스파링에선 별반 문제는 없습니다. 오히려 왼손잡이 오른손잡이에 따라 원하는 대로 바꿔낄 수 있게 만든건 참 괜찮네요. 두삭은 나겔이 없는 것도 많지만 파울루스 헥터 마이어를 비롯 몇몇 책들에는 나겔이 붙은 것들도 많이 나옵니다. 다만 뒤로 휘어있어서 상대 검을 잡아두진 못하고, 손 안다치게 도와주는 역할만 합니다.

손잡이 끈은 나이롱 끈인데 단단하게 잘 감겨있으며 13mm에 불과한 판재 두께 탓에 자칫 손 안에서 헛돌 수 있는 얇은 손잡이에 적절한 두께를 제공해줍니다. 잡았을 때 감각도 좋습니다. 다만 끈을 감았어도 살짝 모자란 감이 있는데 그때는 가죽장갑을 끼고 착용하면 그럭저럭 적절합니다.


그리고 구입한 제품들 다~ 휘어있습니다. 제건 일단 가스토치로 데워서 휘어서 휨을 잡았는데, 여하간 다~ 휘어있었습니다.

Handling Characteristics


두삭 특유의 다양한 그립법도 문제없습니다. 형상 따는데 나름 신경쓴 걸 알겠더군요. 또 무게가 가볍긴 하지만 적당히 무게중심이 앞쪽으로 쏠려있어 개칼 우려도 덜하고, 한번 튕겨주면 알아서 가속이 붙어 잘 날아갑니다.

다만 구입할 때부터 우려했던, 플라스틱 특유의 미끄러움은 어쩔 도리가 없더군요. 물론 기존의 콜드스틸 PP도검 시리즈나 나이롱 웨이스터들처럼 기름칠한것마냥 미끄러지고, 스프링처럼 부딪치면 튕겨나가지는 않습니다. 그 점은 다행입니다. 플라스틱이 뭔진 모르겠으나 제법 딱딱한 편입니다. 여기에 주물 가공이 아니라 판재를 실톱으로 잘라내면서 생긴 거친 요철이 지나친 미끄러움을 완화하는데 나름 도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무나 철보다 미끄럽습니다. 철제 메서는 크로스가드의 효능과 더불어 상대 검을 일시적으로 잡아두고 바인딩을 만들어서 치고 들어가는 것이 가능한데, 플라스틱 두삭은 메서처럼 바인딩을 만들려고 하면 쓱 미끄러져서 철검의 타이밍에 익숙한 저를 당황하게 만들고, 바인딩 와인딩보다는 흘려내고 치기에 더 적합한 전술 환경을 만들어냅니다. 걸리는게 없는 두삭 특유의 너클가드 구조가 여기에 한몫을 더하죠.

HEMA에서 두삭 클래스 영상을 보면 플라스틱 두삭에는 검정 비닐테이프를 날 부분에 바르기도 하고, 숫제 블랙 펜서라는 업체에서는 미끄러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어이빨 블레이드를 만들어놓은 샤프 시뮬레이터 모델들이 있는데 숫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문제가 생기면 스스로 가죽 커버를 씌워버릴 생각으로 산 것이었지만, 약간 회의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왜냐하면 결국 가죽 커버를 씌워서 마찰계수를 개선하더라도 강철제 메서와는 좀 다를 수밖에 없다는 현실 때문에 굳이 이걸 써야 하나? 라는 생각도 들기 때문입니다. 물론 두삭이 판치던 시절에는 테삭, 두삭이라고 불리운 외날 곡도들이 활약했었고 17세기에는 두삭과 비슷한 형상의 보병용 간이 도검, 행어(Hanger)나 같은 체급의 헌팅 소드 등이 활용되었기 때문에 그 도검들을 연습한다고 하면 상관없긴 하지만 진검술을 추구하려는데 굳이 스포츠 도구에 집중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도구의 특성상 메서와 최적 검리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도 그렇고요.

일단 수요일날 기술부터 지옥 최종 스파링까지 해봤는데 의외로 최종 스파링까지 가면 생각보단 안 미끄러진다는걸 확인하긴 했지만 역시 특성이 어디 가는 건 아니기 때문에 개선을 시도할 생각입니다. 휘어져있는 건 제건 일단 가스토치로 데워서 휘어서 수정했고, 원래는 가죽을 씌울 생각이었지만 플라스틱과 대적할 경우 소모율을 생각해서 블랙펜서 샤프 시뮬레이터를 참고해서 미미하게 요철을 만들어서 미끄러짐을 좀 줄여볼 생각입니다.

Conclusion
가격대 성능비로는 적절합니다. 거친 마무리가 오히려 플라스틱 특유의 미끄러움을 완화시키고, 딱딱한 플라스틱이라 통통 튕기는 것도 없는 게 좋습니다. 다만 두삭 자체는 르네상스 시대의 격검 스포츠 종목이자 도구였고 완전히 진검술과 연결되지는 않으며 메서 검술과도 약간 적용이 다르게 된다는 점에서 오는 현자 타임이 좀 있고, 플라스틱 특유의 미끄러짐이 완전히 개선되지는 않아 목제나 철제에 비교하긴 어렵다는 점 정도겠네요.

가격이 좀 높고 소모를 좀 감안하더라도 두삭을 하면서 풍격과 검술을 동시에 잡으려면 역시 나무에 가죽을 씌운 고급품을 쓰는게 제일 나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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