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말반죽 분자구조를 모방하여 만들어져 평소에는 부드럽다가 충격을 받으면 단단해지는 놀라운 구조로 부상에 시달리던 발레리나들의 발의 안전에 획기적인 혁신을 가져다준 D3O재질을 사용한 장갑은 매우 뛰어난 방어력으로 우리 ARMA에서도 좋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산업용 장갑에도 속속 도입되기 시작했고 그 선구자격인 Crudehands SMARTSKIN D3O™ GLOVES 는 이미 리뷰한 적이 있었죠.
D3O는 확실히 뛰어난 방어력을 자랑하며, 이전에는 안심하고 칠 수 없었던 손때리기 기술도 왠만큼 허용될 수 있었습니다. 다만 크루드핸즈 스마트스킨 D3O는 방어력은 뛰어났으나 손가락이 하나의 두꺼운 일체형 패드로 만들어져 있어서 손가락 굽히는 데 저항이 강했고, 손바닥의 아스팔트 그립도 접히다 보니 손 안에 뭘 쥔 듯한 느낌을 강하게 주었죠. 그리고 강하게 맞으면 D3O패드 자체가 찢어지는 문제도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잡아뜯는 힘에는 생각보다 저항을 잘 못하더군요.
여하간 가동성이 떨어지는 문제 때문에 가동성에 중점을 둬서 만든 클러치기어 하이 비즈 D3O는 개발단계부터 우리 그룹의 주목을 받았고, 지난주에 받아서 스파링에도 투입해 보았습니다.






일단 가동성은 예상한 대로 매우 좋습니다. 크루드핸즈 제품에 비해 잘게 갈라놓은 손가락 패드 덕에 움직임이 매우 좋습니다. 또 기존의 크루드핸즈 제품이 좀 연한 D3O재질에 뭔가를 코팅해서 만든 것에 비해 전체적으로 단단한 감이 있습니다. 아마 배합비율을 바꾼 게 아닌가 싶네요. 그래서 찢어지는 문제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개선이 있지 않을까 기대중입니다.
방어력 자체는 크루드핸즈 제품보다는 약간 떨어집니다. 일단 패드에 맞았을 때 충격 흡수력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마스크 스파링에서 상대 손을 강하게 세번이나 쳤지만 그렇게 아프지 않다는 반응이었습니다. TPR고무패드로 방어되는 Deep2 GRIP™였다면 스파링을 잠시 중지하거나 아프지만 괜찮다 라는 반응이 나왔을 겁니다. 하지만 크루드핸즈 제품과 비교했을 때 패드의 두께가 좀 덜합니다. 문제는 그래서 손가락 측면을 맞아도 크루드핸즈 제품은 높은 패드에 칼이 걸리면서 타격이 덜 들어가는데, 이건 패드가 낮아서 천 부분에 타격이 좀 더 들어갑니다. 지난주 스파링에서 엄지손가락 측면을 그렇게 맞았는데 확실히 좀 더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손등 부분은 크루드핸즈 제품보다 더 방어가 잘 되어 있어서 적절합니다. 가끔 너클파트 뒤쪽으로 맞을 때가 있는데 그때 크루드핸즈 제품은 좀 아프죠...

이 제품의 최대 문제는 주먹을 쥐었을 때 손가락과 손등 사이가 많이 빈다는 겁니다. 하필 지난주 스파링에서 딱 저 사이로 맞았는데 별일은 없었지만 좀 아팠습니다. 저 부분이 비어있는 건 크루드핸즈 제품도 차이는 없으나 훨씬 좁고 또 너클파트 방어는 매우 두껍게 되어 있는데다가 손가락 패드도 높아서 실제론 사이에 맞은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건 너클파트도 사이가 비어있고 패드 높이도 낮아서 생각보다 잘 들어옵니다. 글루건 작업을 해서 개선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이런 점이 손가락만 방어하면 되는 산업용과, 관절부위의 통합 방어가 중요한 검술용의 차이에서 나오는 괴리라고 할 수 있겠네요.


크루드핸즈 제품이 손바닥 전체를 아스팔트 그립으로 처리한데 비해 이 제품은 M-Pact제품처럼 필요한 부분에만 아스팔트 그립을 주었습니다. 처음엔 사진을 보고 아스팔트 그립을 박지 않은 부분은 그냥 천일 거라 생각해서 그립력이 나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손바닥은 기본 쎄무가죽으로 되어 있어서 어디든지 그립력이 충분합니다. 또 철제 가드가 돌아갈 검지 엄지 사이는 별도의 천으로 박음질 되어있어서 적절합니다.
결론을 내자면 가동성은 좋으나 약간 개선이 필요한 물건으로 가동성은 좀 떨어지지만 바로 스파링에 투입이 가능한 크루드핸즈와는 반대 포지션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tag : 서양검술, ARMA, HEMA, 장갑, 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