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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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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클래식 포일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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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스타일 플뢰레 장비입니다. 현대는 알미늄 가드와 고무 그립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피스톨 그립이 자주 사용되고 있어 과거 근대 유럽의 펜싱 장비의 풍격은 거의 남아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현대 펜싱만 해온 사람들은 좀 낮설어 하기도 하지만 품격으로 따지자면 이쪽이 압도적이죠. 이전에 SCA라이트펜싱, 연극 검술쪽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젠 아머리에서 수입해두었던 부품들에 이번에 새로 구입한 플뢰레 블레이드를 조합하여 만들었습니다.

힐트 스타일은 1860년 Amberger 컬렉션의 German Foil 손잡이를 참고하였습니다. 그래서 프렌치 그립처럼 길지 않고 대신 큰 퍼멀로 밸런스를 잡은 스타일입니다. 손바닥 굴곡 선에 맞춰 손잡이를 S자로 만든 프렌치 그립은 19세기부터 인기리에 사용되어왔지만 개인적으로는 검의 손잡이는 곧아야 한다는 신념이 있어 앰버거 컬렉션의 스타일을 참조하게 된 것이죠.

당시의 플뢰레 특징은 현대 펜싱처럼 원형가드를 쓰지 않고 이렇게 8자 가드를 썼다는 것입니다. 이런걸 쓰는 이유는 원래 스몰소드 진검의 가드가 조개모양 철판이 양쪽으로 튀어나온 형상의 쉘가드를 사용했고 그 형태를 따라했던 거죠. 그대신 이건 속이 비어있어서 칼끝이 이곳으로 들어와 손가락을 찍고 심지어는 부러트리는 사고도 있었다고 합니다. 패리할 때는 손잡이를 들거나 내리지 상대 찌르는 선상에 두지 않으므로 원칙적으론 비어있다고 다칠 순 없지만 상격이 들어가거나 반응이 늦을 경우 실수로 그런 상황이 많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당시의 제품들을 보면 손을 보호하면서도 경량화를 유지하기 위해 가죽 패드를 대놓고 있었습니다. 이 가죽 패드들은 당연히 포함되어 있지 않았으므로 직접 만들어서 달았습니다.

이거에는 달지 않았지만 손잡이에 가죽 고리를 연결하여 손가락에 끼워 검을 놓치지 않게 하는 마르팅게일(Martingale)이나, 손잡이와 손목을 벨트로 묶어서 고정시켜 신검합일(....)을 시켜 컨트롤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는 것 등의 보조도구도 있습니다. 이것들은 현대 스포츠 펜싱에서는 룰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마르팅게일은 그러려니 하지만 손목 스트랩은 진짜 치사하기 짝이 없네요.


블레이드는 미국 Tripette펜싱 제품인데 젠 아머리를 운영하는 미국의 펜싱 업체입니다. 그냥 어딜가나 똑같은 18.95달러짜리 연습용 블레이드로 전자장비 부착 불가한 일반 블레이드입니다. 끝부분에는 안전 팁을 끼울 수 있게 가공했습니다. 안전 팁의 역사는 의외로 오래되어서 르네상스 후기 레이피어 매뉴얼에도 안전 팁을 끼우고 천으로 감싸서 실로 묶어놓은 레이피어들이 묘사되고 있으며 꾸준히 이어져옵니다. 34인치 블레이드입니다. 탄성은 단단함 등급인것 같습니다.

총평하자면 매우 좋습니다. 이거 하나에 원래 에뻬 블레이드를 끼워놓았었는데 포일 블레이드가 확실히 가볍고 좋습니다. 그리고 잘 휘어져서 안전하죠. 에뻬 블레이드가 진검 블레이드와 가깝긴 하지만 좀 덜 휘어지는 경향이 있어서, 게다가 하필 구입하기를 엑스트라 하드 등급으로 구입해서 연습시 특별히 보호장구를 갖추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 포일 블레이드를 구입했는데 너무 낭창거리지도 않고 적당해서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19세기의 풍격도 있구요. 클래식 포일은 장식용으로라도 한번쯤 구입해볼 만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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